기사제목 [논평] 세월호 가족을 만나는 문재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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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세월호 가족을 만나는 문재인 대통령

기사입력 2017.07.28 11:36 | 조회수 25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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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의 남다른 의미 

 

문재인 대통령이 조만간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대통령과 세월호 유가족들의 만남은 대선 기간 후보시절의 약속이기도 하다. 당초 6월말로 계획됐지만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과 G20 일정이 이어지면서 순연된 것.


우리들만의 후보가 아니라면서 가슴의 노란 리본을 떼어 달라는 세월호 가족들 앞에서 알겠습니다. 가족 여러분, 반드시 당선돼 청와대에서 여러분들을 만나겠습니다”라고 했던 그 때의 늠름했던 모습이 한참 오래 전의 일처럼 떠오른다


경호 등 보안 상의 이유로 아직 정확한 일정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그 만남의 시기는 문 대통령의 여름 휴가가 끝나는 8월 둘째 주로 예견되고 있다


촛불을 들었던 국민 모두가 그랬지만 세월호는 문 대통령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문 대통령이 다시 한번 대선에 출마 해야겠다고 결심을 굳힌 계기가 바로 세월호 사건이었다. 생떼 같은 아이들을 눈뜨고 수장시키는 그런 무능하고 부패한 정권을 도저히 봐줄 수도 놔둘 수도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정권의 출현을 막지 못한 자신의 책임도 다시 통감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20144, 당시 문 대통령은 직전 대선에 후보로 나섰다가 실패한 야당 의원이었다. 막 출범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초선이었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꾸린 무지개선거대책위원회에 끼어 있을 뿐 특별한 직책을 맡지 않았다.


문 의원은 아이들의 사고 소식을 듣고 트위터를 통해 너무 많은 분들이 지금까지 생존이 확인되지 않고 있어 참으로 애가 탄다. 모두 살아 돌아오시길 간절히 빈다는 글을 올렸고, 다음날 17일에는 "눈앞에서 침몰하는 모습을 뻔히 지켜보면서 2시간 동안 배 안의 학생들을 위해 아무 도움을 주지 못한 것이 너무 안타깝다. 하다못해 공기주입이라도(했다면). 비통한 일이다. 우리의 수준이 부끄럽다"는 심경을 토로했다여기서 말하는 2시간은 배가 뒤집혀 가라앉은 그 시간을 의미한다.


문 의원은 겉도는 구조작업이 계속되던 주말에도 "특별한 기적이 필요한 날이다. 스러져가는 희망을 다시 일으켜 세워 주시기를 부활절을 맞아 간절히 기도한다. 힘겹게 버티고 있을지 모를 아이들에게 희망을, 속이 새카맣게 타버린 부모들에게 희망을"이라는 글을 남겼다.


속이 시커멓게 탔다는 부모의 마음은 바로 문 의원의 마음이기도 했다. 문 의원은 세월호 아이들을 위해 단식까지 돌입했다. 그 해 714일 단원고 학생 유민이의 아빠 김영오씨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을 시작했다. 단식 기간이 길어지자 문 의원은 김 씨의 단식 중단을 권유하기 위해 819일부터 28일까지 동조 단식을 했다.


사람은 함께 밥을 먹을 때 정이 들지만 같이 굶으면 정이 더 붙는다고 한다. 세월호 가족들과 문 대통령과의 끈끈한 동지애는 사선을 함께 넘은 전우애다. 단식 중 초췌하고 털복숭이가 된 그의 모습을 누구나 기억한다. 그럼에도 대선 당시 상대후보와 보수언론은 문 의원의 보좌진이 학부형들과 인근 식당에서 먹은 식사를 놓고 문 의원이 단식 중에 감자탕 집에 갔다고 떠벌였던 기억이 새롭다. ‘단식 중에도 식비는 계속 지출한 문재인 후보,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라는 제목의 논평이 나왔다. 그런 말도 안되는 논평을 내는 측이 사달을 내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귀신이 곡할 노릇일텐데 아니나 다를까 녹취록 조작사건이 튀어 나왔다


아픈 희망 비통의 에너지 

문 의원은 세월호 사건으로 정신을 추스르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그 좋은 여건의 지방선거와 얼마 뒤 있었던 15개 지역 재 보궐 선거에서 참패한 안철수와 김한길의 무능한 지도부를 대신해 당 대표에 올랐고 지리멸렬한 당의 체질을 바꾸는 작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세월호는 문 대통령에게 아픈 희망이었고, 비통하지만 힘을 내야 하는 에너지의 원천이었다문 대통령은 올 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된 직후 팽목항을 찾았다. 방문 당시 방명록에 얘들아. 너희들이 촛불 광장의 별빛이었다. 너희들의 혼이 1000만 촛불이 되었다. 미안하다. 고맙다”라고 적은 것도 이 때문이었다


트집 잡기 좋아하는 상대 후보들이며 보수 언론은 이를 두고도 말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해석 그대로 우리 모두 아이들에게 눈물나게 미안하고 고마운 것이 사실 아닌가. 미안한 것은 이 나라의 어른으로서 살려내지 못한 때문이고, 고마운 것은 그들의 가슴 아픈 죽음이 우리 사회가 이윤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것을 새로 깨닫고 거듭 태어나는 계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 때 문 대통령은 나는 모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스스로에게 수없이 던졌다면서 자신을 되돌아 볼 때 마다 희생된 아이들에게 어른으로서 참 미안하고 정치인으로서 참 아프면서도 고맙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세월호 아이들이 없었더라면 광화문 촛불시위는 없었다. 있었다 하더라도 그렇게 큰 규모로 이루어지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들은 서슴없이 세월호 학생들에게 "미안하다 고맙다"라고 말하게 되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박근혜 정권은 세월호 침몰과 함께 서서히 침몰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그리고 세월호는 박근혜 정권 온갖 적폐의 상징이기도 하다. 휴가 직후라는 시점은 ‘100일 플랜이 끝나고 새로운 국정 운영을 시작하는 때여서 대통령과 청와대가 세월호 참사 규명의 과제를 그만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진상 재조사는 적폐청산의 신호탄

 

문 대통령은 당선 직후인 511일 신임 참모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세월호 특조위도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고 끝났기 때문에 국민들이 그런 부분들이 다시 조사됐으면 한다고 언급한 바 있고, 지난 7월 초순 독일로 떠나기 직전  진상규명과 추모시설 건립 등의 해결 과제를 정리할 것을 참모진에 지시한 바 있다.


따라서 대통령 면담 이후에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재조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재조사를 위한 형태와 관련해 청와대는 검찰이 재수사하는 방향과 청와대 혹은 국무총리실 직속의 조사기구를 출범시키는 방향 등을 놓고 계속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기 신임 법무부장관도 인사청문회에서 세월호 사건 전면 재검토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마땅히 검찰이 다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재수사 가능성을 열어놨었다.


대통령이 사선을 함께 넘어온 동지 세월호 가족들을 만나 그들을 다시 위로하고 각오를 새롭게 다진다는 것은 세월호 진상 재조사를 포함해 지난 시기의 적폐청산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세월호 침몰의 제대로 된 진상조사는 바로 혼이 되어 촛불로 나타나 이 나라를 바로 서게 했던 우리 304명(학생 246명)의 눈동자를 우리 가슴에  묻는 초혼 의식이다

 

이 글을 쓰는 가운데 우연히도 SNS를 통해 세월호 희생 여학생 가운데 한 명이 기울어가는 배안에서 찍은 동영상을 다시 보게 됐다. 그 위급한 순간에도 천진함, 똘망함을 잃지 않았던 푸릇한 고교 2학년 세 여학생의 예쁜 얼굴... “어 너무 기울었어, 어떻게 하면 기울었다는 것을 보여주지?“하는 모습. 선내방송에서는 구명대 끈을 더 잘 묶으라는 안내가 나온다. 눈물이 흘러 더 볼 수 없었다. 아이들은 저 순간까지도 우리가 구해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미안하다 그리고 고맙다.’

 

미안하다 그리고 고맙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후 첫 주말이었던 지난 513일 오전 기자들과 산행 전 청와대 경내에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전한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보낸 편지를 읽고 평소 사용하는 문변이란 아이디로 인터넷에 글을 올렸다.


미수습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하루빨리 돌아오길 기원합니다라는 글이었다현철이, 영인이, 은화, 다윤이, 고창석, 양승진 선생님, 권재근씨와 아들 혁규, 이영숙씨라고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의 이름을 모두 열거하고 돌 때 새 명주실을 놓을 걸, 한 달이라도 더 품을 걸 후회하며 엄마가 지옥을 갈 테니 부디 천국에 가라는 절절한 엄마의 마음을 담은 이 글을 보니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라고 적었다. 아 명주실! 그래 우리는 명주실로 이어져 있는 것은 아닐까. 

 

문 대통령만큼이나 세월호 때문에 열심히 뛰었던, 세월호가 발굴한 스타 박주민 의원이 지난 대선 막바지에 공개적으로 했던 말.


저는 고등학교 시절에 벌써 문재인 후보가 이번 대선에 유력한 대선후보로 등장할 것을 예견하고 그를 지지하기 위해 서울대법대로 진학하였고, 사시를 본 후 변호사가 되어 민변에 가입했습니다. 그리고 세월호 사건이 나자 열심히 뛰어 문 후보의 눈에 들었고, 세월호 가족들의 성원으로 국회의원 뱃지를 달았습니다. 세월호 진상을 반드시 파헤칠 것입니다.”


대단한 이야기다.


박 의원의 이 말은 세월호 인양을 놓고 해수부가 미래의 정권인 문재인 후보를 띄우기 위해 그 시기를 조절했다는 기사를 반박하기 위해서 한 말이다. 앞에 이런 말이 있었다.


혹시나 해서 한 말씀 드립니다. 이 기사가 말이 된다면. 이런 말도 말이 됩니까?”


하지만 필자는 앞의 이 말이 없어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박 의원 같은 이를 우리 곁으로 보냈고, 또 그들에게 뱃지라는 현실적인 힘을 준 것이 바로 혼령이 된 아이들의 원력이라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그들의 원력은 모든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고 우리는 그것을 목도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들을 진정으로 추모하고 고마워하는 한.

문재인 대통령과 세월호 가족들이 만나는 8월이 빨리 왔으면 한다

 

안동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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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192

댓글6
  •  
  • 안도도
    •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사이트 개편 되면서 댓글 달기 삼만리 였어요! 새술은 새부대에-더 많은 좋은 논평 부탁 드립니다. 세월호 추모공원은 규모를 떠나 어떤 형태로든지 꼭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통령님을 믿습니다!!!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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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니치오
    • 박주민의원이 얼마전 그러더군요.
      세월호 관련 일들이 막 빠르게 진전이 되는것은 없지만 조금씩 진전 되고있다고요.....대통령님을 믿고,박주민 의원도 있으니 믿고 있습니다.
      8월 만남이 저도 기대됩니다.
    • 3
  •  
  • Filibuster
    • 안타까운 희생자들의 한이 풀리는 날, 세월호 유족분들이 눈물을 거두는 날, 국민들 마음속에 상처가 치유되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바랍니다..
    • 1
  •  
  • pinkwalking
    • 안동일 논설위원님께서 직접 올리시는 건지, 편집부에서 원문을 받아 올리는 건지 모르지만,
      소제목이 두 번 들어가 있고 마지막에 글씨체가 다른 부분이 있고 줄 바꾸기가 안 된 부분이 있습니다.
      언론사라면 이런 형식에서부터 철저하게 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좋은 내용을 올바른 형식에 담지 않으면 내용의 신뢰도도 떨어지거든요.
      특히 언론사이기 때문에 더욱 높은 수준이 요구됩니다.
    • 0
  •  
  • 선명희
    • 부드러운 문체로 핵심을 찌르는 글 입니다.
    • 2
  •  
  • 달리아
    • 서사적인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8월이 기다려집니다.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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