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거대 FTA, 참여해야 할까?” 청년이 말하는 대한민국 통상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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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FTA, 참여해야 할까?” 청년이 말하는 대한민국 통상정책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제2회 통상정책 토론 논문발표 대회’ 도전기
기사입력 2018.11.2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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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통상정책 토론 논문발표 대회’가 지난 11월 23일 연세대학교 백양누리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이 대회는 작년에 시작되었으며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주관한다.


나는 진로 계획이 국제통상 쪽에 있다 보니 평소 통상정책에 관심이 많아 이 대회 토론 부문에 참가하게 되었다. 


토론대회는 학부 재학생 또는 휴학생 3명이 한 팀을 꾸려 지원하게 된다. 2년 전 수업을 같이 들어 평소에 알고 지내던 친구 그리고 그 친구의 친구와 팀을 꾸렸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매일 같이 보며 의견을 나누고 우리의 논리에 살을 보태면서 서로 가까워지고 정말 많이 배운 값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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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주제는 “거대 FTA에 참여해야 하는가?”


예선에서는 4000자 이내의 글이 과제로 주어진다. 주제는 ‘우리나라의 아·태 지역 다자무역협정 추진 전략’이다.


길게 풀자면 “미·중간 무역갈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되는 가운데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아시아·태평양 중심의 다자무역협정(메가 FTA)을 통한 무역장벽 극복은 가능한가. 이 같은 전략의 장·단점과 추진방향 및  향후 전략을 서술하시오”이다.


이를 줄이면 “보호무역주의 심화로 인한 대외 요건의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 CPTPP, RCEP 같은 여러 국가들이 참여하는 거대 FTA에 참여해야 하는가”이라는 한 문장의 질문이 된다.


우리 팀은 입장을 ‘찬성’으로 정했다. CPTPP의 경우 11개 국가가 참여하는데 우리나라가 가입할 시에 일본, 멕시코와 FTA 신규 체결 효과가 기대되는 점, RCEP의 경우 회원국들의 경제 규모가 세계 GDP의 1/3 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거대 시장 확보를 할 수 있고 후발 가입국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다만, CPTPP의 경우 일본과의 시장 개방 시 우리 제조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이 부분에 신중을 기하여 협상을 해야한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또한 RCEP의 경우 미국이 NAFTA 재개정 협상 당시 캐나다와 멕시코가 ‘비시장경제 국가’(중국을 지칭)와 양자 FTA 체결할 시 미국이 탈퇴할 것이라는 독소조항을 삽입한 점을 들어 미국의 동향을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내용의 토론개요서로 본선에 진출했다.


토론의 주제는 간결했다. “CPTPP에 가입해야 하느냐”. 그러나 깊숙이 들어가 따져보니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 본선에 진출한 팀은 총 32팀으로 본선은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된다. 


찬반은 토론 당일 추첨을 통해 정해지기 때문에 대회 전까지 찬성과 반대 모두 준비해야 한다.


찬성의 주된 근거는 당연히 CPTPP 가입으로 얻어낼 수 있는 경제적 효과이다.


CPTPP의 회원국은 일본, 브루나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 칠레이다.


이 중 일본과 멕시코를 제외한 9개 국가는 우리나라와 이미 양자 FTA를 체결한 국가들이기 때문에 사실상 CPTPP 가입으로 FTA 신규 체결 효과를 가져다주는 국가는 일본과 멕시코다. 양 국가 모두 경제 규모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에 거대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매력적인 면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신규 체결 효과 때문에 찬성 측에 대한 강력한 반박 포인트가 생긴다. 일본은 우리나라에게 무역 적자를 가장 크게 발생시키는 국가이며 우리나라와 주력 산업이 겹친다.


무역을 통해 전체 후생 수준은 증가하지만 특정 개인 혹은 산업은 언제나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우리 제조업이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일본 제조업에 밀려 도태된다면 일본과의 자유무역은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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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무정책, 현상 유지는커녕 손실과 고립 초래”


개인적으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의 「김현종, 한미 FTA를 말하다」를 참 감명 깊게 읽었는데 본선 준비를 하면서 찬성과 반대 양측의 중요한 근거를 이 책으로부터 얻었다.


김현종 본부장은 “무정책은 현상 유지는커녕 손실과 고립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그 말을 현재 보호무역주의 기조 속에 주변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다자무역협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손 놓고 보고만 있는 것은 어리석은 행위라는 것으로 해석했다.


동시에 책은 참여정부 당시 한일 FTA 협상 과정과 그 결렬을 기록하고 있다.


경제를 떠받드는 기간산업 중 부품소재 산업에서 일본은 절대우위를 점하고 있다.


김현종 본부장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기술격차를 고려해 우리 산업을 보호하지 않으면 향후 일본 기업들의 담합으로 우리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보고를 올렸다. 거기에 더해 일본은 비관세 무역장벽으로 FTA 발효 이후에도 우리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국가이다.


이렇게 많은 도움을 받긴 했으나 이 책이 8년 전에 쓰여진 책이기 때문에 온전히 의존할 수는 없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통계자료, 기획재정부의 보도자료, 구글링을 통해 찾은 외신 기사와 국내 뉴스를 종합하여 살을 더해갔다.


이 과정에서 내가 얻은 정말 중요한 수확 하나가 있었다.


국제통상학은 기본적으로 경제학과 법학의 융합학문으로, 나는 이 두개만 하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통상을 하기 위해서는 산업에 대한 이해가 수반되어야 하며 그 이해를 위해서는 통계에 대한 이해가 뒤따라야 한다.


각각의 산업의 특수성과 돌아가는 원리를 모르는데 어떻게 제대로 타국과 협상을 할 수 있나. 통상을 관할하는 정부부처가 ‘산업통상자원부’인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어떤 통계가 통상과 산업의 동향 파악을 위해 적절한 것인지도 반드시 알아야 한다. 문과생이라고 산업에 대한 관심을 게을리했던 점과 통계에 대한 훈련이 부족했던 점을 반성하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 팀은 16강에 진출했고 거기까지였다. 그러나 대회를 끝까지 지켜본 사람으로서 꽤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참가팀들은 모두 토론에 잔뼈가 굵은 베테랑들이었고 사전 자료 조사와 논리의 흐름 모두 상당한 수준이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하자면, 결승전 당시 CPTPP에 대한 팽팽하고 막힘없는 찬반 토론을 보고 대회를 방문한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찬성 측 이야기 들을 때는 CPTPP 가입해야 할 것 같고, 반대 측 이야기 들을 때는 CPTPP 가입하면 안 될 것 같았다. 마음이 한 10번은 왔다 갔다 했다.”


20181127164931_7883.jpg▲ 김현종 본부장 “찬성 측 이야기 들을 때는 CPTPP 가입해야 할 것 같고, 반대 측 이야기 들을 때는 CPTPP 가입하면 안 될 것 같았다. 마음이 한 10번은 왔다 갔다 했다.”
 
그 밖의 소소한 장면들


토너먼트 이외에도 논문 발표, 재미있는 이벤트, 유명 인사의 잡 콘서트, 관련 인사들의 연설로 대회는 정말 풍성했다. 팀원으로부터 내가 진짜 할 거 다했다는 소리를 들었을 정도로 나도 참 다양하게 참여했다.


이 대회가 앞으로 더 성행하길 바라는 사람으로서 좀 소개를 하자면 통상 이슈 관련 퀴즈를 통한 경품 증정, 방송인 타일러씨의 강연, 그리고 김현종 본부장의 5분으로 계획되었으나 30분 동안 이어진 개회사(….)가 인상 깊었고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퀴즈 하나 맞춰서 경품으로 에어팟을 받았고, 누가 길 비켜달라고 하길래 봤더니 타일러씨였고, 김현종 본부장님에게 책 싸인도 받았다. 내가 아마 이 대회의 숨어있는 최대 수혜자가 아닐까 싶다.)


심사총평을 위해 나선 박명섭 한국무역경영학회 회장의 연설 중 아주 공감 되는 말이 있다. 


대학에 국제통상학과 또는 무역학과가 별로 없을 만큼 관심과 지원이 저조한 실정인데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많은 예산을 들여 이 대회를 통해 통상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켜줘서 감사하다는 말이었다.


우리 팀 모두 이 대회를 통해 우리의 장래를 더 섬세하게 고민할 수 있었고 통상에 대해 한 걸음 더 알아갔다. 우리는 그 과정을 즐겼고 값진 경험으로 삼고 있다.


정말 이 대회가 앞으로 더 알려지고 많은 대학생 및 대학원생들의 참여로 세계 6위의 수출 대국인 대한민국의 위상에 걸맞는 수준 높은 통상 전문가들이 많이 배출되는 데에 큰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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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의식’ 그리고 ‘오마주’


김현종 본부장은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일관되게 청년들에게 ‘주인 의식’을 주문했다.


이 대회의 막바지에 김 본부장은 또다시 주인 의식을 언급했다. 평화와 번영의 시대,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능동적으로 전략을 수립할 주체가 되기 위해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FTA 낙제국가에서 모범국가로 거듭난 과정을 진두지휘한 김현종 본부장의 말이기에, 더욱 모두에게 자극이 되는 말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팀의 이름은 ‘오마주(Hommage)’였다.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헌신이 없었다면 이 대회에 참가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에 우리의 과정은 그들에 대한 ‘오마주’란 의미로 내가 제안한 이름이었다.


먼저 미중 무역갈등을 일으켰고 TPP 탈퇴로 CPTPP에 대한 고민을 하게 해준 트럼프 대통령의 공(?)이 가장 크다. 그에게 특별한 감사를 보낸다.


국제통상학과에서 우리를 가르쳐주고 계시는 교수님들, 그동안 통계자료와 보도자료를 제공한 정부부처 관계자, 연구원, 기자, 그리고 무역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 


나 개인으로서는 함께 대회에 나가준 팀원들에게 특별히 또 감사함을 느낀다.


이 리뷰 또한 그들에게 보내는 오마주이다. 


통상정책 토론회 리플렛.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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