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칼럼] ‘경제 위기’ 보다 ‘경제 신문의 위기’ 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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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경제 위기’ 보다 ‘경제 신문의 위기’ 더 문제

언제까지 국민이 자신들의 거짓말에 속아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기사입력 2018.09.1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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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비씨 유재원 시민기자가 지난 11일 아침에 송고 의뢰한 「대한민국 경제신문의 위기가 만든 경제위기론 : 대한민국은 정론직필의 경제전문 신문이 필요하다」라는 칼럼을 기본 뼈대로, 전반적인 구성을 대폭 바꾸고 부족하거나 사실에 맞지 않는 세부 내용을 다수 보강해 새로운 칼럼으로 송고합니다. 기사의 기본적인 방향과 아이디어를 제공한 유재원 시민기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편집자주]


요즘 대한민국의 경제신문들을 들여다보면 ‘위기’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국민에게 정확한 경제 상황을 알려야 할 책임을 방기한 채 오히려 당장 나라가 망할 듯이 불안감을 자극하는 기사로 내수 위기를 증폭시키고 말겠다는 악의를 드러내거나, 자기들이 과점하고 있는 경제 지식이나 고급 정보로 서슴지 않고 갑질을 하려 드는 얄팍함이 느껴져서다.

한국경제신문은 최근 ‘가정간편식, 대한민국 밥상을 바꾸다’라는 제하의 기획연재를 통해 식음료 업계 홍보성 기사를 연일 보도하고 있다.

그중 11일자 지면(온라인은 10일자)에 실린 「‘HMR 대표’ CJ·동원·대상·오뚜기… 그 뒤엔 首長 선견지명 있었다」 제하의 기사는 전형적인 경영진 띄워주기를 통한 광고 영업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기획임을 잘 보여준 기사이다.

반면 10일자 지면(온라인은 9일자)에 나란히 실린 「HMR 급성장 영향으로…식당·반찬가게 손님 줄어」라는 기사와 「가정간편식(HMR) 키우는 3대축은/①1인 가구급증 ②女 경제활동 증가 ③고령화사회」라는 기사는 시장의 변화를 제대로 짚어준 ‘정상적이고 상식에 입각한 경제기사’라 할 수 있다.

현재 많은 소비자가 가정간편식을 좋아하는 것은 사실이고, 인기가 있는 것에는 위의 3가지 이유 외에도 더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긴 하지만 시장환경의 변화를 짚어보려고 노력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점수를 주고 싶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그동안 ‘식당 폐업은 최저임금 탓’이라는 취지로 ‘기-승-전-최저임금 인상 때리기’를 해온 한국경제신문의 그간 보도를 되돌아보면 한편으로는 이 시리즈 연재가 이 매체의 기존 주장과 어딘가 맞지 않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한국경제신문의 HMR 기획연재 기사를 보면서, 지금 대한민국 주요 언론사들의 경제기사들이 대개 이런 식이지 않나 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언론매체들이 내보내는 경제기사의 방향성이 그 매체에 돈을 대는 광고주들에게 최대한 이익이 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하고 있을 뿐 대한민국 경제 상황의 개선이나 서민의 삶을 중심에 두지 않고 있어 보인다는 말이다.

한경 간편식1.jpg▲ 한국경제신문은 최근 ‘가정간편식, 대한민국 밥상을 바꾸다’라는 제하의 기획연재를 통해 식음료 업계 홍보성 기사를 연일 보도하고 있다.

한경 간편식.jpg

한경 간편식2.jpg▲ 11일자 지면(온라인은 10일자)에 실린 「‘HMR 대표’ CJ·동원·대상·오뚜기… 그 뒤엔 首長 선견지명 있었다」 제하의 기사는 전형적인 경영진 띄워주기를 통한 광고 영업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임을 잘 보여준다.

앞에서 사례로 제시한 한국경제신문의 가정간편식 기획 연재는 대기업들의 가정간편식을 
철저히 좋아 보이게 포장한 내용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그동안 한국경제신문이 ‘기승전-최저임금 탓’을 하면서 “소상공인들이 힘들다”고 주장해온 태도를 찾아볼 수가 없다.

한국경제신문은 어느 생계비관 자살 여성의 자살 동기를 “최저임금 인상 탓”이라고 단정하는 보도를 내놓았던 바로 그 매체이기도 하다.

한국기자협회의 정관중 ‘자살보도윤리강령’ 제4항에 “언론은 자살 동기에 대한 단편적이고 단정적인 판단을 바탕으로 이를 보도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정면으로 위배했다.

한국경제신문이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을 비롯한 포용적 성장 정책에 대한 총공격을 퍼붓는 와중에 아무거나 가져다 쓰다 오발탄이 터져 스스로 망신을 자초한 모양새다.

그러나 한국경제신문은 이 보도에 제시된 자살자의 신원 관련 내용 대부분이 엉터리로 드러나면서 사회적 비난이 쏟아졌음에도 사과·정정보도를 하기는커녕 “한경은 ‘가짜뉴스’를 만들지 않았습니다”라는 취지로 추가 보도를 내보내기까지 했다. 

사회적 지탄이 쏟아졌던 사안인 만큼, 아마 이 해명(반박? 어그로?) 기사가 한경닷컴 홈페이지의 트래픽 장사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씁쓸한 추측마저 하게 된다.

origin_최저임금제도개혁거리로나선자유한국당.jpg▲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과 김성태 원내대표 등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전통시장 앞에서 열린 소상공인 자영업자 생존권 확보를 위한 최저임금 제도개혁 범국민 서명운동 선포식에서 서명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origin_자유한국당apos최저임금제도개혁범국민서명운동apos.jpg

경제 현상에 대한 구조적 이해를 시도하긴 하나

“나이키의 경쟁상대는 아디다스가 아니라 닌텐도”라는 이야기는 이미 마케팅 업계에서는 정설이다.

사람들이 닌텐도 게임에 빠지면 운동을 안 해서 운동화를 비롯한 스포츠 용품 매출이 떨어지게 되기 때문에 ‘닌텐도가 나이키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렇듯, 겉으로 드러난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상 이면의 구조적 변화를 들여다보아야 한다. 

현재 존폐 위기에 놓인 자영업·소상공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의 근본적 문제는 경제지가 주장하는 최저임금 인상이 아니다.

한국경제신문이 스스로 많은 지면을 할애해서 기획 시리즈로 보도한 것처럼, 많은 소비자들이 홈 간편식을 더 먹는데 식당의 매출이 올라갈 수가 있는가?

소비자들이 대형마트나 인터넷 쇼핑 등에서 필요한 물품을 사는데 동네 슈퍼의 매출이 올라갈 수 있는가?

현재 진짜 대한민국 소상공인들을 억누르고 있는 여러 어려움에는 대기업들의 무차별한 상권침입과 소매시장 구조의 변화 그리고 날이 갈수록 과중해져만 가는 매장 임대료가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마치 소상공인의 최대 어려움은 최저임금 인상인 것처럼 악의적으로 현실을 왜곡해 비춰주는 대한민국 경제지들의 민낯과 거짓말은 언제까지 될 것인가?

현대 사회의 경제 문제는 결코 간단한 구조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경제 상황이 발생한 이면에는 정치, 사회, 문화, 생활, 생활양식, 인구, 성별, 연령 등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처럼 외눈박이 시각으로 경제를 바라본다면 경제문제를 풀겠다는 것이 아니라 경제문제를 이용해서 자신들의 이권과 권력을 취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경제신문들.jpg

이미 신뢰 잃은 언론…기회는 남아있을까

이제는 국민들도 경제에 대해 많이 알아서 경제를 해석하는 문제가 쉽지 않다는 인식은 가지고 있다.

독자들의 수준이 예전처럼 언론매체에서 ‘이렇다’면 ‘그렇구나’ 하지 않게 됐다면, 앞으로 언론은 어떤 자세로 국민에게 다가가야할 것인가?

계속해서 경제를 이용한 선동과 선전으로 국민경제와 국가 혼란을 부치고서 국민들의 고통을 가중할 것인가?

이명박근혜 집권 시절 경제 정책의 폐해를 하나도 제대로 알리지 않았던 보수신문들의 뻔뻔함과 경제 현상의 큰 원리에 대해서는 침묵하거나 외면하고 정파적 주장을 펴기에 급급해온 진보신문들의 무능함은 현재 대한민국 경제를 제일 어렵게 하는 원인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언젠가부터 대한민국을 떠나지 않고 장기 체류 중인 듯 느껴지는 ‘경제 불황’에는 경제 자체가 원인인 측면도 물론 있겠지만, 경제 현상을 각자 자기 이익에 맞춰 굴절시켜서 비추는 대한민국 언론매체들의 모습이 더 근본적 위기로 존재한다고 본다.

경제 문제를 이념적으로 접근해 정권 공격 빌미로 이용하는 습관, 철저히 광고주 중심·대기업 중심 기사를 거리낌 없이 내보내는 매판적 행태, ‘아니면 말고’하는 막가파식 보도, 국민 일반의 처지보다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가짜뉴스와 통계조작도 서슴지 않는 대범함 등 말이다.

이제 국민들이 경제 문제도 미디어가 전해주는 기사 이면을 정확하게 알고 대처해야 한다는 인식을 점점 키워가고 있다.

언제까지 국민이 자신들의 거짓말에 속아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지금 대한민국 경제에 제일 필요한 것은 경제 문제에 대해 정확한 사실과 정보를 국민에게 전달해 주는 정론직필의 경제 보도이다.

부디 기존 언론매체들이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고, 경제 상황을 정확하게 사실대로 전달하고 합리적인 대안까지 제시할 수 있게 거듭 나기를 충고 드린다. 더 늦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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