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언론해부실] 별 거지같은 선무당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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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해부실] 별 거지같은 선무당 칼럼

불공정거래와 갑질 단속, 하라는 얘긴가 말라는 얘긴가?
기사입력 2018.07.2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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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을 위해서만 노대통령 호출하는 보수언론의 더러운 버릇

 

“[서소문 포럼] 혁신성장이 왜 안 되는지 정말 모르나”

 

이런 식으로 “남들 다 아는데 너만 모르고 있다”거나 “답은 뻔한데 아닌 척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제목을 붙이는 것은 중앙일보의 종특이다.

 

이 칼럼을 보면 알겠지만 지들도 개뿔 아는 것도 별로 없는 것들이 상대방을 무시하고 깔아뭉개는 투로 얘기하면 자신은 뭘 잘 알고 있는 것처럼 폼이 나고 신뢰가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라는 착각은 다분히 병적인 이상 심리 현상이다.

 

이 글은 “돌이켜보면 노무현 정부 때가 기업하기 참 좋았다. 첫째, 기업에 돈 달라고 손 벌리지 않았다. 둘째, 투자하겠다면 막힌 곳을 열심히 뚫어줬다”는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회고담으로 시작한다.

 

이 도입부가 노무현 대통령을 칭송하고 상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노무현 대통령 칭찬으로 밑자락을 까는 것이다.

 

이렇게 노무현 대통령을 칭찬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면 아마 대통령 지지자들이 입장 곤란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그러는 것이겠지만, 제발 이런 유치한 짓은 그만 두기 바란다.

 

이 글만 그런 것이 아니라 보수 언론의 칼럼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회고하거나 칭찬을 하면 100이면 100 모두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으로 연결된다.

 

오로지 누구를 비판하고 공격하기 위한 목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호출하는 것은 고인에 대한 모독이다. 더구나 단 한 번의 예외도 없이 언제나 같은 목적과 패턴으로 고인을 호출하는 것은 의도적인 능멸행위다.

 

노무현 대통령을 진심으로 칭찬하고 싶으면 누구를 공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순수하게 노무현 대통령이 뭘 잘 했고, 참여정부 때 뭐가 좋았는지 특집이라도 한 번 해보시라.

 

아니면 최소한 반기업 좌파 정권으로 낙인찍었던 과거 언론의 행태에 대해 한 마디라도 반성이나 사과를 한 뒤에 이런 소리를 하든가.

 

 

낙인과 추정과 전언으로 점철된 칼럼

 

그가 제시하는 “혁신성장이 잘 되게 하는 간단한 방법”은 아래와 같다.

 

“기업이 돈을 벌고자 하는 탐욕, 그 ‘야수적 본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면 된다. 물론 그 멍석 위에서 힘의 논리를 앞세운 불공정거래나 갑질이 일어나지 않도록 게임의 룰을 잘 갖추는 것을 전제로 말이다.”

 

따져보자면 따져볼 구석이 지천인 말이지만, 말인즉슨 맞는 말이다. 특히 두 번째 문장, “물론 그 멍석 위에서 힘의 논리를 앞세운 불공정거래나 갑질이 일어나지 않도록 게임의 룰을 잘 갖추는 것을 전제로 말이다”에 밑줄 긋고 다음으로 넘어가자.

 

스트레이트 기사와 달리 칼럼은 아주 정밀한 정확성을 요구하지 않는다. 때로 불확실한 사실을 인용할 수도 있고, 추론과 추정을 동원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래도 수필이 아니고 논설이라면 최소한의 사실은 제시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불확실한 가정으로 연결하거나 추론과 추정으로 이어나가야 한다. 그런데 이 글은 온통 일방적인 낙인과 추정과 전언으로 이루어져 있다.

 

“문 정부의 운동권 출신 실세들은 ‘타협 없는 개혁’을 밀고 나간다.”

 

‘운동권 출신 실세’는 이 정권 출범 이래 보수 언론들이 꾸준하게 밀고 있는 프레임이다. 보수 언론에게 배울 부분이 있다면 바로 이 안면몰수하고 불문곡직 밀어붙이는 꾸준함과 무모함이다.

 

그런데 이 정권의 ‘운동권 출신 실세’는 누구를 말하나? 적어도 이런 얘기를 하려면 임종석 비서실장 정도는 거론을 해주고 얘기를 해나가야 한다. 그런데 그럴 수 없었을 것이다.

 

임종석 실장이 비록 실세라고 하더라도 이 칼럼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혁신성장과는 아무 관계 없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시라. 청와대에 운동권 출신들이 있다고 치자. 그런데 그 중에서 이 칼럼에서 논하고자 하는 혁신성장과 관련해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람이 누가 있나?

 

장하성 정책실장이 운동권인가? 홍장표 전 경제수석이 운동권인가? 윤종원 현 수석이 운동권인가? 말을 좀 해보시라. 혁신성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운동권 출신 실세’는 누구를 말하는가?

 

“문 정부의 주요 정책에서 관료패싱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아무리 일방적인 의견이 허용되는 칼럼이라고 해도 그래도 신문기자가 쓰는 글인데 ‘공공연한 비밀’ 이런 얘기는 좀 하지 말자.

 

관료패싱 현상이 있다면 간단하게라도 그것을 입증할 수 있는 사실을 거론해야 한다. ‘공공연한 비밀’은 그런 입증 책임에서 스스로 벗어나려는 표현이다.

 

글을 써서 먹고 사는 사람 중에 가장 큰 ‘책임’을 가지고 글을 쓰는 사람이 기자다. 그런 기자가 노골적으로 ‘나 책임지기 싫어’ 하고 나오면 그건 “기자 하기 싫다”는 얘기다.

 

말은 내키는 대로 내뱉고 책임은 지기 싫다? 나같으면 월급 받기 미안해서 다른 자리 알아볼 것 같다.

 

 

불공정거래와 갑질 단속, 하라는 얘긴가 말라는 얘긴가?

 

이렇게 이 글은 낙인과 추정과 사실 확인이 불가능한 전언으로 이어지다가 드디어 사실을 거론하기 시작한다. 이 글에서 제시하고 있는 유일한 ‘팩트’이므로 아마도 이게 진짜로 하고 싶은 얘기일 것이다.

 

“요즘 기업인들을 만나면 대기업·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국세청이나 공정위, 검찰·경찰 등의 조사·수사를 받고 있다고 털어놓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사소한 민원이나 엉뚱한 제보에도 관계 기관에서 들이닥치기 일쑤라고 한다.”

 

그리고는 이런 걱정으로 이어진다.

 

“뭔가 기획된 의도가 깔려있는 건 아닌지, 우발적인 충성 경쟁인지 알 순 없다. 물론 청와대는 ‘의도된 기업 옥죄기는 있을 수 없다’고 항변할 것이다. 하지만 당하는 쪽에서 그렇게 받아들이고 실제 국내에 투자할 의욕을 상실한다면 집권 세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결국 “국세청이나 공정위, 검찰·경찰 등의 조사·수사”가 이 정권의 운동권 출신들이 가지고 있는 반기업 정서의 발현이며, 이것이 기업의 국내 투자 의욕을 상실케 하여 혁신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얘기인 것이다.

 

이 얘기를 하려고 마음에도 없는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상찬으로 시작해서 별 근거도 없는 운동권 낙인을 거쳐, “재벌을 필두로 한 대기업의 착취구조 때문에 경제가 계속 어려워진다는 것이 정권 실세들의 기본 인식”이라는 확인 불가능의 전언과 추정까지 둘러 온 것이다.

 

여기서 아까 밑줄을 긋자고 했던 대목을 돌이켜보자.

 

“그 멍석 위에서 힘의 논리를 앞세운 불공정거래나 갑질이 일어나지 않도록 게임의 룰을 잘 갖추는 것”

 

이렇게 길게 돌고 돌아 혁신성장의 원흉이라고 지목한 “국세청·공정위·검찰·경찰 등의 조사·수사”는 바로 글 첫 부분에서 제시한 “혁신성장이 잘 되게 하는 간단한 방법”의 대전제, 즉 “힘의 논리를 앞세운 불공정거래나 갑질이 일어나지 않도록 게임의 룰”를 집행하는 것이다.


혁신성장을 위해서는 “불공정거래와 갑질에 대한 조사와 수사”를 해야 한다는 얘기인가, 하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인가?

 

혹시 “게임의 룰”만 만들어 놓고 조사나 수사는 하지 말아야 된다는 주장인 것일까? 아니면 조사나 수사를 받아도 투자 의욕이 상실되지 않도록 명랑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살살 하라는 얘기인 것일까?

    

기업에 대한 국세청·공정위·검찰·경찰 등의 조사·수사가 불만이면, “힘의 논리를 앞세운 불공정거래나 갑질이 일어나지 않도록 게임의 룰을 갖춰야 한다”는 전제를 깔지 말든가, 그 ‘게임의 룰’이 혁신성장의 전제라고 생각한다면 이런 글은 아예 쓰지 말았어야 한다.

 

“자유로운 사회란 개인이 하고 싶은 것을 거리낌 없이 마음껏 할 수 있는 사회다. 단 타인을 괴롭히거나 피해를 주는 일을 하지 않는 범위에서다”라고 얘기해놓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를 단속하는 경찰을 보고 “자유로운 사회를 가로막는 원흉”이라고 부르면 어떡하나?

 

이처럼 논리도 맥락도 없는 뜬금없는 칼럼을 ‘선무당 칼럼’이라고 부르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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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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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m World
    • 고일석 기자님, 좋은 기사 잘 봤습니다.
      더 왕성한 활동 부탁드립니다.
    • 3
  •  
  • 랄라
    • 기자님 글은 왠지 모르게 차분차분 시원하네요
    • 3
  •  
  • gspapa
    • 기레기가 기레기짓 하는 군요.
    • 2
  •  
  • Brainist
    • 고일석 기자님
      글빨이 말빨보다 좋으신듯... ^^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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