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기자수첩] 오중기 전 후보에게 띄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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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오중기 전 후보에게 띄우는 편지

조금은 돌아가고 쉽게 가도 될 그 길 선택 않고 묵묵히 버텨 온 사람
기사입력 2018.07.1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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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중기라는 정치인은 내게 애증의 대상이었다.

경상도 사나이답게 우직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답답했다. 조금은 돌아가도 될 길을, 조금은 쉽게 가도 될 길을 그는 선택하지 않았다.

몇 번인가 옆에서 얘길 해도 그는 그냥 웃어넘기고는 묵묵히 자신의 길로만 갔다.

처음 그를 본 것은 2012년 총선 때였다. 스포츠부 기자였지만 선거철이라 정치부로 차출돼 당시 경북에서는 보잘 것 없는(?) 민주통합당을 담당하게 됐다.

당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총선을 앞두고 MB 정권에 맞서기 위해 전국 단위의 후보단일화를 하기로 합의했다. 그래서 그는 통합진보당 후보에게 통 크게 양보하고는 묵묵히 통진당 후보의 선거를 도왔다.

당시 정치에 대해 잘 몰랐던 필자의 눈에 다른 당 후보의 선거 운동을 하는 그의 모습이 신기해 보였다. 거기다 당시 선거운동을 하던 그의 뒤로 주민들은 손가락질과 험담을 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묵묵히 고개를 숙이고 참아내며 골목을 걸어가던 그 모습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 2014년 지선 때였다. 당시 구미에서 기자생활을 하던 필자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구미시장 후보 사무실 개소식에서 그를 다시 볼 수 있었다.

여전히 그의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어두워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날 출범식은 구미갑 지역위원장은 참석하지도 않은 반쪽짜리 출범식이었다.(구미시는 갑·을 2개 지역구가 있었고 당시 구미을 위원장만 개소식에 참석했다)

구미시청 건너편 건물에 위치한 후보 사무실에는 50명도 채 되지 않는 사람들이 모여 소소한 출범식을 가져야만 했다.

중앙당에서는 아무도 내려오지 않았다. 그래도 그는 힘차게 유세를 했다.

유세 연설이 끝나고 물었다. “왜 중앙당에 지원을 요청하지 않습니까?”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지역에서도 사람이 안 모이는데 중앙에 무엇을 요구합니까? 기자님이 보기에 중앙당이 힘을 실어 줄 곳으로 보입니까?”

그는 그렇게 혼자 힘으로 일어서 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당시 정치에 눈을 뜨지 않았던 필자의 눈에는 중앙의 힘을 빌지 않는 그가 마뜩찮았다.

더욱이 당시 그는 민주통합당의 경북도지사 후보였다.

그러나 선거 운동을 하는 그의 주변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그 흔한 자원봉사자도 거의 없었다. 특히 군 단위 지역에서는 그랬다.

의성 읍내에서도, 봉화 읍내에서도, 문경 장터에서도 그는 늘 혼자였다.

불쌍했다.

아니 화가 났다. 명색이 경북도당위원장이 후보로 나서 뛰는데 중앙당은 두 손 놓고 있는 것에 화가 났다.

그래도 그는 중앙당을 원망하지 않았다.

그는 언제나 한결같은 대답만 들려줬다.

“우리가 뭔가 하나는 번듯하게 내세운 다음에야 중앙당에 요구해야 한다. 그래야 염치라도 있는 거다. 시민단체들한테도 마찬가지다. ‘내가 그래도 이 정도다’하고 보여준 다음에 손잡아 달라고 하는 거다”

참으로 바보 같았다.

2016년총선문재인전대표격려방문.jpg

2016년 총선에 그는 출마했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오로지 박명재 후보에게만 쏠려 있었다. 사람들의 관심 밖에 있었지만 그는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다.

선거 운동 중에 물었다. “아무도 안 도와주는 당이 밉지 않느냐? 고향 말고 다른 곳에 가서 출마할 생각 없느냐?”고.

그는 말했다. “내가 일어서야만 팔을 뻗을 수 있고 다른 사람 손을 잡을 수 있다. 내가 일어서지도 못하는데 자꾸 손만 내밀면 어떻게 하냐?”

“기자님도 다시 고향에 온 것 아니냐? 난 내가 태어나고 자란 죽도시장 지키고 여기 삼촌, 이모들과 더불어 지역 일구는 게 목표라서 정치하는 거고 그래서 선거에 나오는 거다. 그런데 누구한테 도와달라고 할 수 있겠냐? 내가 지는 것은 우리 삼촌, 이모들한테 내가 아직 인정 못 받아서 지는 거다”고.

그는 늘 그렇게 묵묵하게 앞만 보고 걸어갔다. 그러나 웃지 않는 그의 얼굴은 늘 쓸쓸해 보였다. 

그런 그를 지지하면서도 알 수 없는 미움이 가슴에 자리 잡았고, 그에게 도움의 눈길 한번 주지 않는 주변 사회에 화가 났다. 

그랬던 그가 시간이 흘러 2년이 지나 처음으로 활짝 웃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선거에서는 졌지만 처음으로 과분한 사랑을 받았노라’고 고백했다.

‘선거운동을 하며 처음으로 외롭지 않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다음에는 꼭 꽃다발을 목에 걸고 인터뷰하러 오겠노라’고 해맑게 웃었다. 

2012년부터 지금까지 지역에서부터 지켜봐 온 그는 자신이 옳다고 믿는 길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었다. 지금도 여전히 그 길로 걸어가고 있다.

다만 이제는 혼자가 아니라 많은 지지자들과 함께 가고 있다. 이제는 웃으면서 가시길 바란다. 혼자가 아니기에, 이제는 손을 내밀어 손잡아 달라고 하시길 바란다. 물론 그렇게 하지 않으실 거란 걸 알지만.

오중기 선배님, 힘내십시오.
늘 건강하십시오.
비록 지금은 고향 땅이 아닌 타지에 있지만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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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6
  •  
  • moonbbar
    • 오중기님, 조기자님 두분 다 화이팅이요~~....^^
    • 1
  •  
  • 어우러기
    • 묵묵히 바른 길을 가다보면 비록 외롭고 쓸쓸한 시간이 길어 힘들지라도  결국엔 견뎌낸 무게만큼 신뢰받는 정치인이 되는 것 같다.

      이런 길은 가면을 쓰고 걷기엔 너무 힘들기에 진심으로 애민을 품고 귀를 열어 소통하는 자만 그 끝에 다다를 수 있는 것이다.

      안철수 정동영 이재명 같은 사짜들은 결코 이해하지 못하는 여정이기도 하고... 오중기의 담대하되 진심어린 여정을 응원하며 조그만 힘을 보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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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나
    •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뉴비씨 덕분에 오중기님을 알게 되었어요.  이번 선거 결과는 안타깝지만 앞으로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힘내시길!
    • 1
  •  
  • 드림
    •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기자님~~
      읽으면서 눈물 났지만 가슴이 따뜻해졌어요
      오중기님도 그리고 조기자님도 화이팅이요^(
    • 1
  •  
  • 이용순
    • 오중기님 같은 사람이 청치를 하면 걱정할 것이  없을것입니다. 언제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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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sunnyten
    • 조시현 기자님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오중기 후보님 다음엔 꼭 성공하시고
      더 큰 일에 쓰임새 있는
      정치인이 되실 수 있도록 응원 하겠습니다
      뉴비씨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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