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권순욱의 지방선거 리포트⑥] TK 선전, 김대중-노무현 두 분의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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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욱의 지방선거 리포트⑥] TK 선전, 김대중-노무현 두 분의 웃음

DJ 동진 정책-盧 인물 육성 등 지역주의 도전역사에 문 대통령 압도적 지지율 더해져 변화의 물결
기사입력 2018.06.07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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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토의 땅’이라고 불렀다. 말 그대로 ‘얼어붙은 땅’. 혹은 영화 배트맨에 등장하는 고담시티에 빗대어 ‘고담대구’라고 부르기도 했다. 악을 선택한 시민들이라는 의미다. 그런 대구와 경북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파란을 일으키자’고 했던 사람들이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전국 최대 격전지가 된 대구-경북

그야말로 전국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서울을 비롯해 인천, 강원, 충청, 호남은 이미 더불어민주당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부산의 오거돈, 울산의 송철호, 경남의 김경수 3인방도 여론조사 결과로는 일단 압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특별자치도가 박빙 열세로 뒤집어졌지만 맹추격 중이다.

현재 가장 큰 관심사는 대구와 경북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그 지지자들이 미처 예상치도 못했던 파란이 일어나고 있다. 대구광역시장에 나선 임대윤 후보는 자유한국당 권영진을 턱밑까지 쫓아갔다. 여기에 경북도지사 오중기 후보도 한 자릿수 안으로 좁히며 격차를 줄여나가고 있다. 여론조사 지표상 뚜렷한 우상향 상승세다.

기초단체장도 같은 흐름이다. 대구 동구청장 서재헌 후보와 북구청장 이헌태 후보는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고, 수성구청장의 남칠우 후보도 김부겸 행정자치부장관의 지역구라는 이점을 살려 바짝 뒤를 쫓고 있다. 

이 지역에서 네 번이나 국회의원에 출마해 낙선한 경력도 지역 주민들을 자극하며 접전 지역이 되었다.

경북 지역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오중기 경북도지사의 선전은 물론이고 구미시장의 장세용, 포항시장의 허대만, 칠곡군수 장세호, 영덕군수 장성욱 후보도 승리 가능성을 점치는 지역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이삼걸 안동시장 후보의 경우 치열한 3파전 구도 속에서 막판 뒷심을 발휘하면 역전극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origin_임대윤후보선거운동첫휴일교회로.jpg▲ 임대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가 3일 오후 대구 중구 삼덕동 동부교회 앞에서 시민들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origin_613지방선거더불어민주당이번엔1번.jpg▲ 6.13전국지방동시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 날이었던 5월 31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오중기 경북도지사후보,허대만 포항시장 후보가 포항 죽도시장 입구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2014년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상전벽해

상전벽해(桑田碧海)가 가장 어울리는 단어인 듯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이름으로 대구경북에 후보를 거의 내보내지도 못할 정도로 처참하게 망가진 바 있다.

대구광역시장에 출마한 김부겸 후보가 그나마 40%대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접전을 벌인 것을 제외하고는 완벽하게 패배했다. 오중기 후보는 14.9%로 선거비 보전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나마 출마한 후보도 극소수에 불과했다. 대구광역시는 김부겸이 출마했지만 8개 구청장 선거에서는 달서구에 단 한 명의 후보를 출마시켰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당시 새누리당은 두 곳에서 무투표 당선됐고, 주로 무소속 후보와 경쟁했다.

경북에서는 18개 시군 가운데 포항시와 구미시 단 두 곳만 출마했다. 득표율도 무소속 후보들에게도 밀려 모두 최하위를 기록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대구, 경북에서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광역의원과 기초의원도 마찬가지였다. 기초단체장 후보가 없으니 광역의원이나 기초의원 후보를 구하는 것도 당연히 힘들었다. 대구광역시의 경우 광역의원 29개 선거구에 단 한 명의 후보도 출마시키지 못했다.

경북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새누리당 간판으로 출마한 광역의원들은 무투표 당선이 속출했다. 그야말로 ‘공천=당선’이었다.

이번에는 우선 대구광역시장 후보의 경우 치열한 경선을 통해 임대윤 후보가 선출됐다. 그리고 자유당의 권영진 후보를 오차범위까지 추격을 했다. 경북도지사의 오중기 후보는 2014년 당시 14.9%의 득표율과 비교하면 놀라움 그 자체다. 절대적 열세라는 전망을 보란 듯이 깨버리고 박빙의 싸움으로 만들었다.

기초단체장의 경우에도 대구광역시는 8개 선거구 가운데 달성군을 제외한 전 지역에 구청장 후보를 출마시켰다. 이 가운데 동구의 서재헌, 북구의 이헌태 후보는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고, 수성구의 남칠우 후보도 맹렬히 추격중이다.

경북은 예천군, 고령군, 군위군, 의성군, 청송군, 영양군 등 6개 지역을 제외한 17개 지역에 후보를 출마시켰다. 특히 포항시의 허대만, 구미시의 장세용, 칠곡군 장세호 후보는 당선 가능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고, 안동시의 이삼걸, 영덕군의 장성욱도 희망을 버릴 수 없는 지역이다.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도 실감나지 않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민통합 위한 ‘동진정책’

지역주의와 이념이 뒤섞여 대한민국 정치질서는 심각한 왜곡현상을 오랫동안 겪었다. 지금도 완전히 해결한 상황은 아니다. 영호남 지역주의는 ‘김대중 빨갱이’론과 맞물려 TK지역 민심을 왜곡했다.

특히 1990년 3당 합당 이후 호남이 고립되면서 지역주의 현상은 심화되었다. 이에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7년 대통령 취임 이후 치러진 2000년 16대 총선에서 대구와 경북에 대규모로 후보를 내세웠다.

경북 울진 출신의 김중권 대통령 비서실장, 전두환의 민정당 사무총장을 지낸 안동 출신의 권정달 등 이수성 전 국무총리가 민국당 간판으로 출마한 칠곡을 제외한 전 지역에 후보를 출마시켰다. 대구 달성군에도 5공 출신의 엄삼탁을 영입해 출마시켰다. 하지만 김중권, 권정달, 엄삼탁 등 유력 후보들이 아깝게 낙선하며 동진정책은 결과적으로 실패하고 말았다.


노무현 대통령의 영남 인물육성정책

이후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치러진 17대 총선에서는 열린우리당 간판으로 포항에는 민주당으로 민선 1기 포항시장에 당선된 박기환, 영주에는 국무조정실장 출신의 이영탁, 상주에는 훗날 민선 5기 상주시장에 당선된 성백영, 경산·청도에는 노동부장관을 지낸 권기홍,군위·의성·청송에는 현재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인 김현권 등 전 지역에 후보를 출마시켰다.

대구에서도 중구·남구에 환경부장관을 지낸 이재용, 동구에 청와대 참모출신인 이강철, 수성구에 김태일 경북대 교수 등 전 지역에 출마했지만 전원 낙선하며 지역주의 극복 노력은 실패하고 말았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은 과거 민정당 출신들까지 중용하며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노력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영남지역 출신들 인재를 키우기 위해 의도적으로 장관과 청와대에 입성시킨 뒤 총선에 내보내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 때문에 ‘영남패권주의’라는 악의적 모함에 시달리기도 했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퇴임 이후 버려진 대구와 경북

하지만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이 퇴임한 이후 대구와 경북은 사실상 버려진 지역구가 되고 말았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고 말았다.

2008년 18대 총선 당시 대구에는 지역구 1곳에만 후보를 내보냈다. 경북에는 포항시 북구에 오중기, 포항시 남구·울릉군에 허대만, 경산·청도의 서헌성 등 단 3명이 출마했을 뿐이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대구광역시장에 이승천, 경북도지사에 홍의락, 포항시장에 허대만 등 단 세 사람이 출마했다.

2012년 19대 총선은 사정이 조금 나아졌다. 그 해에 대통령 선거가 예정되어 있었던 만큼 후보들을 출마시킬 필요성이 컸다. 거의 모든 지역에 후보를 출마시켰다. 하지만 득표율은 매우 저조했다. 그나마 대구에서 수성구의 김부겸이 의미 있는 득표율을 기록했을 뿐이다. 경북도 사정은 비슷했다.

2012년 정권 탈환에 실패한 이후 치러진 2014년 지방선거는 한 마디로 버려진 곳이었다. 그 실상은 이 기사의 서두에 밝혔듯이 아무도 새정치민주연합 간판으로 출마하지 않는 분위기로 요약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낙동강 벨트 구축효과, TK변화로 이어져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퇴임 이후 영남, 특히 대구-경북에 대한 당 차원의 노력은 사라졌다. 이를 회복시킨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2012년 총선에 직접 출마하고, 이어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낙동강 벨트구축’에 사활을 걸었던 노력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부산 사상구에 직접 출마했을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낙동강 벨트를 구축해 이 전선을 경남 서부와 울산을 거쳐 대구-경북으로 확산시킨다는 전략을 구상했다.

부산광역시의 경우 화려한 진용을 구축해서 출마했다. 사상구의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중구동구에 이해성, 서구에 이재강, 부산진구갑에 김영춘, 부산진구을에 김정길, 동래구 노재철, 남구갑 이정환, 남구을 박재호, 북구·강서구갑 전재수, 북구·강서구을 문성근, 사하구갑 최인호, 사하구을 조경태, 연제구 김인회 등 자원을 총동원했다.

경남은 통합진보당과 단일화를 통해 부분적으로 출마했다. 특히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가 처음으로 정치에 발을 들여놓는 선거였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부산의 경우문재인 대통령 혼자 살아남았을 뿐 전원 낙선했다. 경남에서도 김해갑의 민홍철 의원이 재선에 성공했을 뿐이다.

이 노력은 2014년 제 6회 지방선거와 2016년 20대 총선에서도 이어졌고, 그 결과 부산에서는 ‘독수리오형제’라 불리는 김영춘(부산진구갑), 박재호(남구을), 전재수(북구강서구갑), 최인호(사하구갑), 김해영(연제구)등 5명의 당선자를 배출했다.

경남에서도 김경수(김해시을), 민홍철(김해시갑), 서형수(양산시을) 등이 당선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낙동강 벨트에서 부는 바람 북상중

문재인 대통령이 구상한 ‘낙동강 벨트’는 8명의 당선자를 배출하는 바람을 일으켰고, 그 바람은 대통령 취임 이후 안정적인 국정운영, 한반도 평화시대 개막의 기대감 등으로 대구와 경북으로 북상하고 있다. 동시에 경남 서부로 확산되고 있다.

이 지역 출마자들은 한결 같이 문재인 대통령이 가져온 ‘색깔론과 지역주의 완화’를 언급하고 있다. 이번 선거가 그나마 해볼 만한 중요한 근거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특히 TK지역은 영호남 대립 갈등의 중심축이었다. 지역주의는 색깔론과 결합해 공고한 자유한국당 지지기반을 형성했고, 이 지역 투표성향은 그야말로 ‘묻지마 자유한국당 지지’를 보여줬다. 여기에 심각한 균열이 가고 있는 것이다.

아직 선거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과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단 한 곳도 승리하지 못했던 역사를 되풀이할지, 아니면 2016년 문재인 대통령이 낙동강 벨트 구축에 성공했던 그 바람이 계속 이어질지는 6월 13일 저녁이나 14일 자정쯤 결판이 난다.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김대중-노무현-문재인으로 이어지는 지역주의 극복 노력이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강고한 지역주의는 남북정상회담-북미정상회담으로 인한 색깔론 소멸과 더불어 자유한국당이라는 사이비 보수 정당의 존재 기반을 통째로 없애버릴지도 모른다.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오중기 경북도지사의 연설 일부로 이 기사를 마무리한다.

“이 물결은 단순히 오중기를 경북도지사로 만드는 선거가 아닙니다. 30년간 자유한국당이 시민들을 이용해먹은 이 지긋지긋한 지역주의를 끝장내는 역사적 결단이다”.

김대중-노무현2.jpg▲ 2007년 10월 9일, 노무현 대통령이 ‘2007 남북정상회담’ 결과와 향후 추진방향 등을 설명하기 위해 김대중 전 대통령 내외를 청와대로 초청하여 오찬을 함께하며 미소를 띄우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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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깨시민문파
    •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험지에서 고생하시는 권 기자님의 발로 뛰고 쓰는 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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