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논평]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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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성과를 바란다면 양측의 성의 있는 막판 준비가 필요
기사입력 2018.05.1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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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싱가포르 트윗.jpg
 
트위터로 발표된 날짜와 장소 

 

북미 정상회담의 장소와 날짜가 정해졌다.


오는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 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발표 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을 만났고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 뒤 발표된 일이다. 


세기의 회담이라 일컫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물 밑 샅바 싸움이 치열할 것이라고 예상은 됐지만 그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까지는 아니더라도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분석이 주류를 이룬 가운데 나온 발표였다.


미 현지 언론들과 전문가들은 진작부터 싱가포르에서 북미 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점쳐 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며칠 전 판문점은 아닐 것이라고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중립성과 인프라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정학적으로 ‘중립국’의 성격을 띠고 있는데다 경호와 안전성, 이동의 편의성, 취재환경 측면에서 탁월한 조건을 갖춰 북미정상회담과 같은 대형 외교이벤트를 치러내는데 있어 최적의 장소로 받아들여졌다는 해석이다. 


싱가포르는 북한과 외교관계가 있고 북한 대사관이 위치하며, 아시아권 제 3국 외교를 원할히 진행한 바 있는 곳이다.


2015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당시 대만 총통의 역사적 첫 정상회담도 싱가포르에서 열렸으며 이 같은 역사적 회담을 중재한 경험이 장점으로 꼽힌다.


북한으로서도 싱가포르는 북한 대사관이 있는 데다 제약요소로 꼽혔던 김 위원장의 ‘장거리 비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소로 꼽힌다. 그동안 김 위원장의 전용기는 장거리 비행이 제약될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중국 다롄 방문 때 옛 소련 시절 제작된 ‘일류신(IL)-62M’을 개조한 전용기 ‘참매 1호’를 이용했으며, 이 기종은 평양에서 5천㎞ 가량 떨어진 싱가포르까지 충분히 비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대사관이 모두 자리 잡고 있어 회담의 실무준비에도 유리하다. 


또 싱가포르가 북한의 교역국이라는 점, 비즈니스맨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이 화려한 도시국가에서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를 원하는 점 등도 북미 정상 양측에 손해 볼게 없다는 지적이다.


origin_北김정은美폼페이오북미정상회담마지막조율.jpg▲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10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이 악수하는 모습.

그래도 샅바싸움은 계속 된다. 


이제는 회담 그 자체의 성과에 눈이 쏠린다. 한 달 남은 일정이다.


회담 의제의 틀이 상당 부분 잡힌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핵심은 비핵화 로드맵을 놓고 양측이 어느 정도 접근했느냐 여부이다. 어찌 보면 본격적 줄다리기는 지금부터일 수도 있다.


최근 들어 미국 측이 목표치를 ‘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폐기’(permanent,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ing)로 수정하고, 폐기 대상도 ‘대량파괴무기’(WMD)까지로 확대, 비핵화 눈높이를 상향 조정하면서 북한이 극력 반발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신경전이 가열됐다고 전해진다.


특히 미국 측의 압박 속에 전격 방중, ‘우군’인 중국에 손을 내민 김 위원장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난 자리에서 ‘단계별·동시적 조치’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양측이 팽팽한 샅바 싸움을 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행 비행기 안에서 김 위원장과의 사전 담판을 앞두고 비핵화의 허들을 조절하는 듯한 모양새를 보인 것이 양측 간 조율의 실마리를 제공했을 수 있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를 토대로 미국이 요구하는 완전한 비핵화와 북한의 최대 관심 사안인 체제 안전 보장 및 제재 완화를 놓고 양측의 교집합 찾기가 시도됐을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이 줄곧 “잘게 쪼개지 않겠다”며 ‘단계적 보상’ 방침에 쐐기를 박고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는 제재완화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함에 따라 양측의 차이가 아직 엄존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하게 한다.


‘선 핵 폐기-후 보상·관계 정상화’로 요약되는 리비아 모델 대신 최근 들어 자발적 핵 폐기를 골자로 하는 남아프리카 모델이 대안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결국은 검증·사찰이라는 뇌관을 놓고 양측이 어떤 식으로 ‘디테일 합의’를 도출할지가 최대 관건이다. 


북한에 대한 핵 사찰이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당장 북한 측이 공언한 핵 실험장 폐쇄 공개 작업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가 시험대로 떠올랐다. 미국 측은 폐쇄 전 검증·사찰을 포함한 ‘과감한 조치’를 요구하며 북한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핵무기뿐 아니라 생화학무기까지 폐기 대상에 포함시켰다. 중단거리 미사일 폐기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정부가 북한이 수용할 수 없는 대화의 문턱을 낮추지 않고는 회담 성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따라서 문제는 북·미가 원칙적 입장에서 한발씩 물러나 절충안을 마련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origin_트럼프北억류미국인석방에김정은에감사.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 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열린 북한 억류 한국계 미국인 3명의 환영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메릴랜드 AFP=뉴스1

모멘텀은 확보됐다지만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모멘텀은 일단 확보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의 날짜와 장소를 잔뜩 뜸을 들이다 발표한 것은 이제 회담 의제를 두고도 두 정상이 마주 앉을 수 있을 정도의 최소한의 준비는 이뤄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귀국길에 일본 요코타 미군기지에 들러 정상회담은 당일치기 회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제 한 달 남았다. 샅바싸움이야 계속되겠지만 상대방이 따를 수 없는 허장성세의 요구를 내세워서는 득이 될 것이 없다.


미국의 이란 핵합의 파기가 북핵에 미칠 파장도 만만치 않다.  미국은 이란 핵합의 파기로 믿기 어려운 나라라는 의심까지 받는 상황이다.


북한과 이란은 상황이 다르다. 이란은 핵무기를 개발하는 과정에 있었지만,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완성한 단계에 가 있고, 핵도 보유하고 있다. 북한과의 핵합의가 훨씬 더 복잡하고 이행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미국이 이런 의심을 받지 않으려면 더 진지해질 필요가 있다. 북한의 비핵화에서 더 나간 무장해제 수준의 군축만 일방적으로 요구할 게 아니라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안전 보장 방안도 어느 정도 제시해야 한다. 


‘기브 엔 테이크’야 말로 협상의 기본이다. 일방적인 강요는 회담이나 협상이라고 할 수 없다. 


북한도 허장성세의 큰소리만 칠 것이 아니라 진지하고 솔직하게 요구 상항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안되면 사정이라도 해야 하는 것이 협상 아닌가. 그래서 분석가들이 다른 이보다 트럼프가 낫다고 했던 것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북-미 사이 제 1 중재자로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여전히 많다. 지난 9일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특별성명을 채택을 주도한 것도 그 일환이다.


특히 22일 열리게 되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보여줄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력과 중재자로서의 능력에 각별히 관심이 쏠리게 된다. 


당사자인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우리는 세계 평화를 위해 매우 특별한 순간을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세인들은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안동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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