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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 태양절 모습까지 바꾼 평화의 달

세계를 놀라게 할 봄의 빅딜…‘평화, 새로운 시작’
기사입력 2018.04.16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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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gin_北열병식때등장한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jpg▲ 지난 15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김일성 주석 생일 105주년(태양절) 맞이 대규모 경축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진이 16일 노동신문에 보도됐다.
 
origin_北태양절맞이대규모열병식.jpg▲ 지난 15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김일성 주석 생일 105주년(태양절) 맞이 대규모 경축 열병식 사진이 16일 노동신문에 보도됐다.

태양절, 차분하게 치러지면서 ‘핵무력’언급 일체 없어


한반도에 뜬 평화의 달은 북한 최대의 명절이라는 태양절의 모습까지 바꿔놓고 있다. 


어제 4월15일은 북한이 자신들의 최대 명절로 꼽는 태양절(김일성 생일)이었다. 늘 요란한 행사로 시끌벅적한 날이다. 


북한은 이태 전인 2016년 이날, 무수단(BM-25) 중거리탄도 미사일(IRBM)을 시험 발사했고, 105주년으로 꺾어지는 해였던 작년에는 대규모 열병식으로 무력시위를 했었다.


그러나 올해는 별다른 군사적 동향 없이 친선예술축전, 국제마라톤경기대회, 김일성화축전 등 문화·체육 분야 위주의 경축 행사가 차분하게 치러지고 있다.


14일 열린 중앙보고대회에서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자력자강을 통한 제재 대응을 강조했지만, ‘핵 무력’과 관련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최근의 한반도 대화 분위기 속에 도발적 언행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태양절 행사에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번 행사에서 유난히 북중 친선관계를 강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태양절 행사에는 4월의 봄 친선국제예술축전이라 해서 각국의 예술단을 대거 초청하곤 했는데 이번에는 중국 예술단이 대규모로 참가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14일 중국 예술단의 단장인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접견하고 이어 환영하는 저녁 연회를 마련했지만 정작 공연에는 참석하지 않았는데 대신 부인 리설주 여사가 같은 날 당과 정부의 간부들과 함께 중국 예술단의 평양 만수대예술극장 공연을 관람했다. 


서방의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모습이다. 


노동신문은 1∼2면 전체에 걸쳐 김 위원장의 쑹 부장 접견과 리설주의 중국 예술단 공연 관람 소식을 21장의 사진과 함께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특히 대부분의 사진에 중심으로 등장한 리설주의 모습이 한껏 이목을 끌었다.


origin_리설주와팔짱낀김정은.jpg▲ 지난 3월 2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이 부인 리설주와 팔짱을 끼고 만경대혁명대학원에서 인민군에 둘러싸여 웃고 있다.

태양절 행사에서 가장 떠오른 인물 리설주


조선중앙통신은 중국예술단의 공연 소식을 전하며 “존경하는 리설주 여사께서 최룡해·리수용·김영철 동지, 김여정 동지 등 당·정의 간부들과 함께 중국 중앙발레무용단의 발레무용극 ‘지젤’을 관람했다”고 전했다. 김여정 최룡해의 앞자리다. 


통신은 이어 “존경하는 리설주 여사께서는 공연이 끝나자 당과 정부의 간부들과 함께 출연자들의 공연성과를 열렬히 축하하시고 그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보냈다”고 소개했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2월 8일 열린 ‘건군절’ 열병식 보도에서부터 리설주에게 ‘여사’ 호칭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존경하는 리설주 여사’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리설주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리설주가 김 위원장과 동행하지 않고 별도로 당·정 고위급 간부들과 주요 행사에 참석한 사실이 매체를 통해 보도된 것도 이례적이다.


우리 정부도 지난 6일 이설주의 호칭을 ‘여사’로 쓰는 게 가장 자연스럽고 공식적인 호칭이라고 판단해 ‘이설주 여사’로 쓰기로 한 바 있다. 


앞서 통일부는 5일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한 김정은의 공식 호칭을 ‘국무위원장’으로 정리했다. 


지난달 5일 남측 특사단 방북 때 김정은과 함께 당 본부의 현관까지 마중 나왔던 이설주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도 김정은의 옆에 앉아 평양의 명물 요리와 소주 등을 권하며 특사단을 환대했었다.


이날 한국 특사단과 저녁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김정은을 “제 남편”으로 불렀다고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북한에서 최고 지도자에 대해 ‘원수님’으로 호칭하는 것이 일반적인 일로 선대의 어느 지도자 부인도 수령을 남편이라 부른 적이 없었다. 


김정은과 북한이 국제사회의 시선을 의식해 ‘보통 국가’로 보이려 하거나, 실제로도 그렇게 변화 했다고 해석되는 대목이다. 



‘남편’ 위원장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그 시각 보통국가의 훌륭한 지도자가 되고 싶어하는 ‘남편’ 위원장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지난번 방북 특사단을 맞이하고 중국 베이징을 방문하면서 집권 7년 만에 국제 외교 무대에 데뷔한 김정은의 행보는 이제 국제적인 관심사로 떠올라 있다. 엊그제는 이번 한반도의 봄이 오게 한 큰 공로자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만났다. 


지난 10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면서 이를 이례적으로 이를 주민들에게 공개해 관심을 끌었고 11일 최고인민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아 역시 관심을 끌었다.


이달 말 있을 남북정상회담과 다음 달에 있을 북미 정상회담 준비에 하루가 짧게 느껴질 것이 틀림없다.


그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과연 연쇄 정상회담에 나서는 그의 복안은 무엇일까.


당초 필자는 북핵은 저들에게 심장과도 같으니 남들이 다짜고짜 포기하라고 하면 절대로 먹혀들지 않는다고 했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 생각하는 것과 달리 냉정하게 따져 보면 현 시점에서 북핵은 신장 쯤 된다고 했었다. 


대체 가능한, 어렵지만 하나쯤은 떼어내도 되는 신장 말이다. 저들이 이를 알아야 할텐데 그렇지 않아 걱정이라고 했었다. 


그런데 김정은은 진작 알았는지 모른다. 그래서 그렇게 서둘렀던 게다. 계속되는 필자의 희망 담은 상상이다. 역사와 과학의 진보 발전은 상상에서 비롯되는 법.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말, 그토록 서둘러 핵무력의 완성을 선언 하면서 앞으로는 인민생활 향상을 위해 더욱 대담하고 통 큰 작전을 펼치겠다고 했었다. 


김정은의 이 통 큰 작전, 궁극적 목표가 ‘제재의 해제’를 통한 북한 경제의 개방 아닐까.


필자를 포함하는 우리들이 상상 할 수 있는 현실적 최대치는 이른바 광폭의 구상이 북한 경제를 덩샤오핑 시대의 중국처럼 개방하는 것이다.


이는 모두에게 바람직한 일이다. 그리고 누구도 대놓고 반대할 수 없는 일이다. 어떻게 보면 이미 준비는 끝났다.


origin_김정은위원장부인리설주와중국방문.jpg

김정은의 최대 과제, 최고의 화두는 바로 ‘인민경제’


중국의 ‘가족영농제’와 비슷한 ‘포전담당책임제’가 이미 전면적으로 실시되고 있으며, 모든 2차, 3차 산업에 자율경영제와 독립채산제를 이미 적용되고 있다.


배급제도 이미 일부 국영기업과 국영상점을 제외하고 폐지했다.


그리고 외국 자본의 투자가 필요한 경제특구와 경제개발구를 스무 개 이상 지정해 놓고 외국인 투자법을 비롯한 관련 법령을 국제 기준에 맞게 개정하거나 새로 제정했다. 


김정은의 최대 과제이자 최고의 화두는 바로 ‘경제’이다. 그렇다. 김정은이 북한의 덩샤오핑이 되는 것이다.


덩샤오핑이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하면서 내세운 논리는 유명한 ‘흑묘백묘론’이다. 이는 사상에 구애되지 않고 인민들이 당면한 문제인 생활수준향상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이면 그것이 제일이라는 의미의 말이다.


덩은 정치이념으로는 공산주의를 고수하되 경제 정책은 개방정책을 과감히 도입했다. 그 결과 중국 경제는 개방 초기 연 15~20%의 초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그리고 덩샤오핑은 중국에서 마오쩌뚱에 이은 국부로 존경을 받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라고 이를 못할 까닭이 없다. 


그도 물론 공산주의 사회주의는 고수할 것이다. 정치는 당이 틀어쥐고 경제는 개방하는 그런 구조다. 시진핑도 말로는 둘째라고 하지만 속으로는 덩을 더 존경한다. 이번에 시·김 둘은 분명 이 얘기를 나눴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토록 환대를 했을 게다.


그렇다면 그동안 죽자고 개발한 핵은 어떻게 되냐는 사람들이 많다. 핵개발은 트럼프를 대화 테이블, 포커 테이블에 앉기 위한 배팅 칩 교환용 투자물이다. 강을 건너게 한 뗏목이다. 


핵개발을 하지 않았으면 트럼프는 김정은과 북한을 지금과 같이 돌아보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진작부터 중국은 핵우산을 자신들이 제공한다고 했었다. 


그렇기에 통 크게 나와 경제에 올인 하는 김정은에게는 반드시 넘어야 할 언덕이 바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개선을 통한 제재의 해제다.


거기로 가기 위한 선결과제가 종전 선언과 북미 수교, 그리고 평화협정의 체결이다.


혁명적 변화를 불러올 ‘빅딜’이 올봄 이뤄진다. 


그리고 색안경을 끼고 빅딜을 두려워하는 보수층에게도 반가운 소식은 종전이 선언되고 평화협정이 체결되어도 주한미군 철수는 없다는 점이다. 


종전 이후의 주한미군은 이미 선대 김일성, 김정일도 용인한 바 있다. 김정은도 진작 이를 언급했다. 오히려 미국 쪽에서 이 카드를 들고 나올지도 모른다. 아무튼 평화체제 이후 주한 미군은 규모가 다소 축소되면서 한반도 평화유지군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종전이 선언되고 평화 협정이 체결되면 한반도에 분단 이후 지난 70여년간 경험할 수 없었던 혁명적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세계사적 혁명이라 부를 만하다. 


그런 변화를 불러올 빅딜이 올봄 일어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우리의 기대와 상상에 화답하듯 최근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아주 멋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지난 12일 오후 백악관에서 미 전역의 주지사, 40여명을 모두 초청한 자리에서 “지금 나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이의 회담에 대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나는 매우 존중하는 마음으로 협상장에 들어갈 것”이라고 종래와는 사뭇 다른 입장을 밝혔다.


‘존중하는 마음’이란다. 빅딜의 타결을 기대하는 우리에게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이달 말 열리게 되는 남북 정상 회담의 슬로건이 ‘평화, 새로운 시작’으로 정해졌다.


정상회담 준비에서 그런 것까지 정하는지는 처음 알았지만 아주 시의적절한 표어다. 


청와대측은 “이번 회담은 11년 만에 이뤄지는 남북 정상 간 만남이자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길잡이 회담으로서, 세계 평화의 시작이기를 기원하는 국민 모두의 마음을 담아 정상회담 준비위에서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표어는 정부 공식 브리핑 배경과 다양한 홍보물에 쓰일 예정이란다. 


바야흐로 새로운 시작이다. 매년 이맘때면 ‘봄은 왔는데 봄 같지 않다’는 춘래불사춘이라는 말을 달고 살았는데 이번 봄만큼은 확실히 다르다.


판문점 회담장 혹은 만찬장에서 보여 줄 남북 두 정상 부부의 그림은 결코 나쁘지 않다. 중국 인민대회당에서의 정상 부부 4명의 그것보다 훨씬 밀도가 있고 화기(和氣)가 어려 있을 것이 틀림없다. 


자, 희망의 봄이다. 함께 평화로 향해 가즈아. 



안동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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