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객관성 던져버리고 당사자로 참전한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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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성 던져버리고 당사자로 참전한 프레시안

어떤 지향을 가지더라도 보도는 객관적으로, 제3자적 입장에서 해야 합니다.
기사입력 2018.03.1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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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의 정봉주 전 의원 보도가 진실공방이 거듭되면서 점입가경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실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결과가 어떻게 되든 지금 프레시안은 한국 언론사상 길이 남을 최악의 보도태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건의 당사자로 참전한 프레시안

가장 중요하고 치명적인 문제는 처음부터 프레시안이 관찰자나 전달자가 아닌 사건의 당사자로 등장했다는 것입니다. 

언론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은 정확성과 객관성입니다. 정파성을 띠면서도, 즉 어떤 지향을 가지면서도 보도는 객관적으로, 제3자적 입장에서 해야 합니다. 언론이 사건의 당사자로 참여하는 순간 객관성은 하늘로 날아가버리게 됩니다. 

프레시안의 첫 보도 이후 정봉주 전 의원은 곧바로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때 프레시안은 스트레이트가 아닌 칼럼으로 관찰자가 아닌 참전자로서의 자기 입장을 처음 밝힙니다. 

프레시안-01.png

“나는 정봉주의 소신을 지지한다”는 칼럼입니다. 이 칼럼은 정말 야비합니다. 

정 전 의원이 투옥됐던 BBK 폭로 사건과 연결해서 “너는 이명박 같이 발뺌하지 말고 이실직고 하라”는 얘기입니다. 어떻게 조선시대 사또도 아니고 21세기 언론이 “니 죄를 니가 알렸다”는 식으로 나올 수가 있습니까?

가장 중요한 부분은 마지막 문단입니다. 

"'성추행 가해자' 정봉주는 정나미 떨어진다. 그러나 '기억나지 않는다', '소설이다' 같은 2차 가해로 피해자를 다시 짓밟는, 흔한 가해자의 길을 걷지는 않으리라는 마지막 믿음을 남겨둔다. 그가 괴물과 싸우다 스스로 괴물이 되어 있지 않기를 바란다."

이 칼럼의 더 큰 문제는 정봉주 전 의원이 무슨 해명을 하든 “2차 가해로 피해자를 다시 짓밟는, 흔한 가해자의 행위”로 미리 규정을 해버린 것입니다. 언론이 이미 단죄를 하고 해당자의 반론을 사전에 봉쇄해버리는 일종의 입막음입니다.

정봉주 의원이 무슨 해명을 하든 ‘변명과 거짓말’로 미리 딱지를 붙여서 신뢰를 떨어뜨리겠다는 뜻입니다. 언론이 누군가의 주장을 무력화하고 그의 허위를 밝히고자 한다면 사실에 기반하여 반대 근거를 제시해야지 이런 식으로 미리 딱지를 붙여서는 안됩니다.  

한편으로 이런 자세는 사건의 실체에 대해 자신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이야 말로 언론이 가장 첫 번째로 주의해야 할 오류입니다. 7년 전 오로지 기억에만 의존하고 있는 사건에 대해 100% 실체를 확보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설사 명확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실체에 대해 자신이 있다는 식의 자세는 언론의 입장에서 보면 ‘범죄적인 오만’입니다. 

형사 법정에서 아무리 확고한 증거를 갖추고 있는 상태에서도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무죄 추정의 원칙’을 고수합니다. 판결이 나기 전까지 그 증거를 모두 무력화시킬 수 있는 다른 증거가 나올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수사기관도 아닌 언론은 실체를 완전히 파악한다는 것이 불가능하고, 설사 자신이 있다고 해도, 항상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실체가 아닐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언제나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진실 공방 벌여놓고 “진실 공방 하지 마라”

그 다음 정봉주 전 의원의 1차 해명이 나온 후 올라온 “‘알리바이’ 뒤에 숨은 ‘정봉주 해명’에 빠진 것들”이라는 칼럼입니다. 

프레시안-02.png

“정 전 의원의 주장은 성추행 범행이 저질러졌다고 지목된 시간과 장소에 자신이 존재할 수 없었다는 일종의 '알리바이(부재 증명)' 제시다. 불확실한 기억과, 남아 있는 단편적 기록들을 근거로 사실관계 공방을 벌여 보자는 것이다.”

“불확실한 기억과 남아 있는 단편적 기록”이라는 것은 대부분의 사건들이 가지고 있는 한계이지만 이 사건은 더더욱 분명한 한계입니다. 그런데 프레시안은 이 한계를 정봉주의 알리바이를 반박하는 데는 적용했지만 자신들의 보도에는 적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즉, 불확실한 기억과 단편적 기록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사건의 특성상 알리바이 공방은 한계가 있다면서 정봉주 전 의원의 해명을 반박하고 있지만 자신들의 보도 역시 피해를 주장하는 측의 “불확실한 기억과 단편적 기록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한계에서 나오는 불확실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다음 부분입니다. 

“게다가 정 전 의원이 제시한 '알리바이'를 일일이 입증하거나 반박하는 일은, 가능성도 낮을 뿐더러 피해자에게 재차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폭력 사건, 특히 오래 전에 일어난 성폭력 사건의 경우 정확한 일시나 장소에 대해서는 기억이 정확하지 않거나 엇갈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의견이다. 

설사 혐의를 부인하더라도, 정 전 의원과 같은 해명 방식은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안기지 않을 수 있는 방법'과 거리가 멀고 오히려 피해자를 거짓말쟁이로 몰아가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우선 비본질적인 문제부터 지적을 하면, 이것은 제가 가장 싫어하는 진술 방식입니다. 제가 싫어한다기보다 언론이 절대적으로 하지 말아야 할 표현 방식입니다.

 “~~하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대단히 비겁한 표현입니다. 기사에서는 이런 식의 표현을 써서는 안 됩니다. 타인의 지적, 전문가의 의견을 표방했지만 이것은 그냥 자기 생각인 것이죠.

자기 생각이면 자기 생각이라고 써야 합니다. 누구의 지적이라면 누구의 지적인지를 분명히 해야 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이면 의견이지 “대체적인” 의견이라는 건 또 뭡니까?

본질적인 문제는 “알리바이를 일일이 입증하거나 반박하는 일은 가능성도 낮을뿐더러 피해자에게 재차 상처가 된다”는 부분입니다. 이 말은 해봐야 어차피 안 되니까 알리바이 공방은 하지 말자는 겁니다. 

진실공방을 시작해놓고 진실공방 하지 말자는 얘기입니다. 또한 진실공방이 2차 가해가 될 수 있으니 하지 말라는 겁니다. 그냥 잘못했다고 인정하고 이실직고하라는 것이죠. 


정봉주 전 의원 해명 후 이성을 완전히 잃은 프레시안

또 문제가 되는 것은 12일 정봉주 전 의원의 해명 직후 나온 보도입니다. 지금까지는 칼럼이라는 형식을 띠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객관성 일탈은 있을 수 있는 문제입니다. 

프레시안-03.png

그런데 이 보도는 스트레이트이면서도 스스로 사건의 당사자를 자처하고 있습니다. 프레시안은 정 전 의원의 해명 직후 입수한 제보라면서 ‘민국파’라는 사람의 증언을 소개합니다. 이것은 정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복수심에 불타서 올린 기사입니다. 

입수한 제보를 검증과 확인 절차를 거치지도 않고 불과 수 시간 내에 보도한다는 것은 사실 보도를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삼는 언론으로서는 할 수도 없고,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여기에 프레시안은 정상적인 언론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내용을 기사에 담습니다. “정 전 의원이 이 같은 증언에도 사실 관계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추가 내용을 공개할 방침이다.”라는 부분입니다.

이것은 협박입니다. 추가 공개할 내용을 가지고 있다면, 그리고 그것이 보도할 가치가 있다면 지금 보도해야 합니다. 보도는 게임이 아닙니다. 싸움도 아닙니다. 그저 담담히 진실을 밝히는 행위입니다. 

경우에 따라 향후 취재할 내용을 준비해놓고 보도 대상의 반응에 따라 게재 시기와 방향을 조율하는 일이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공개적으로 협박을 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이는 프레시안이 이미 이성을 잃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프레시안이 지금 해야 하는 것은 이성을 되찾아 지금까지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해왔는지를 되돌아보는 것입니다. 만약 프레시안이 A씨의 폭로 내용에 확신에 가까운 믿음이 있다고 해도 그렇게 하는 것이 피해자를 위해서도 더욱 바람직한 일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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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9
  •  
  • 이준열
    • 바른 지적입니다.
      매체가 가해자로 못박아 버리면 그의 반론자체가 거짓을 만들어저리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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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파
    • 정말 맞는 말만 잘 쓰셨는데 댓글이 한개 밖에 없네요.
      저라도 댓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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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찬이파
    • 정말 맞는 말이네요. 언론이 객관적 사실을 보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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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기미
    • 잘못되도 철수형이 도와주실 거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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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개
    • 정말 맞는 말입니다.
      프레시안 보도는 악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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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태영
    • 매우 논리적인 지적이네요. 진실공방을 벌여놓고 진실공방을 하지말라니 말도 안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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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시형
    • 좋은 기사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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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레기안
    • 기사 잘 읽었습니다...저도 저기사를 보면서 무슨 언론이 피해자 변호사라도 되는양 하는 행태가 마음에 안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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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ㅋㅋ
    •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시원하게 잘 정리하셨네요.
      추가 폭로 어쩌고 할때 저도 얘네들 미쳤구나 생각들었어요. 폭로할게 있으면 보도를 하면되지 무슨 협박인가. 이거 신문 맞아? 기사가 맞고 틀리고 떠나서 기본이 안됐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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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감100%
    • 완전 동감합니다! 기자님 기사를 읽으니까 머릿속이 다 시원해지네요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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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키
    • 진짜 프레시안은 이성을 잃은건지 거의 정신병자들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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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sttimelord
    • 프레시안이랑 서어리는 진자 제대로 처벌한번 받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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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아가는 여유
    • 사실 여부를 떠나, 근본적인 프레시안의 잘못을 잘 지적한 글이네요.
      특히, 기사를 쓴 그 기자가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자와 오랜 친구라면 더욱 문제일듯.
      기사의 사실 여부는 물론이고, 근본적인 언론의 잘못,
      프레시안의 잘못, 그 기사를 쓴 기자의 억지와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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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을
    • 어설픈 최초 보도와 이어진 아마추어적인 보도들 탓으로 공작이라는 의심을 깊이 사게 되면서.. 사실상 진실을 완전히 가려버렸다고 생각합니다. 이제와서 A가 신원을 드러낸들 공작을 의심하는 사람들은 그 A가 최초 기사에 나오는 A와 동일하다고 믿기 어려워할 거고, 정봉주가 무죄라고 판결이 난들 이미 미투는 무조건적으로 지지받아야 한다는 논조로 정봉주를 까던 사람들은 사법부 또한 같이 깔 뿐이겠죠. 왜 이런 일이 벌어져야 했던 건지.. 폭로기사를 낼 땐 얼마나 조심스러워야 하는지를 괴상한 방식으로 배우고 있습니다. 훗날 언론관련 강의의 예제가 되어버릴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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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댕댕동
    • 맞는 기사가 여기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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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교무지개
    • 미디어란 무엇인지, 정론이란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좋은 글이네요.
      소위 실체적 진실은 밝혀지지 않을지라도 언론으로서의 윤리는 어느정도는 지켜야한다고 봅니다.
      팩트(객관성)를 기반으로 한 비평(주관성)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리는 프레시안의 광기, 그 광기는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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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spapa
    • 메갈과 역기면 저렇게 되나 봐요. 즈엉이당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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