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해설] 파격, 또 파격...북미 정상회담 성사의 5가지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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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파격, 또 파격...북미 정상회담 성사의 5가지 의미

트럼프 북미 정상회담 수락, 한반도 평화 대전환의 계기
기사입력 2018.03.0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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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을 수락,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약속함으로써 한반도 정세가 대전환의 국면을 맞았다.

정의용 청와대 외교안보실장은 9일 오전 9시(미국 현지 시간 8일 오후 7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접견한 뒤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가능한 조기에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항구적인 비핵화 달성을 취해 김정은 위원장과 금년 5월까지 만날 것”이라며 수락 의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 접견과 5월 북미 정상회담 발표는 그 과정과 결과에서 앞으로 급변하게 될 한반도 정세를 예측할 수 있는 다섯 가지의 키워드와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1. ‘비핵화 대화’에 대한 미국의 의지와 기대

정의용 실장과 서훈 원장이 김정일 위원장 특사 면담 결과를 설명하고 미국에 대한 북한의 제안을 전하기 위해 8일 오전 미국으로 떠날 때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일정은 물론 접견 여부조차 정해지지 않았다. 

당초 알려진 일정은 방문 첫날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 회동 및 대북 이슈와 관련한 부처 장관 또는 장관급 인사들과 2+3 형태의 회동이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정 실장과 서훈 원장을 도착 당일 바로 접견했고,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을 즉각 수락하고 정의용 실장으로 하여금 백악관에서 직접 발표하도록 했다. 

이는 대통령의 일정 조정이 쉽지 않은 현실을 감안할 때 백악관 측이 정 실장과의 면담을 조속히 실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며, 정 실장 일행이 전달할 내용, 그리고 그 이후에 진행될 대화 국면에 대해 크게 기대를 걸고 있었다는 것을 얘기해준다. 

또한 정의용 실장이 백악관에서 직접 발표하도록 한 것은 지금까지의 과정을 위한 한국의 노력을 평가하고 앞으로의 과정 역시 한국의 역할에 크게 기대한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표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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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2. 미국의 역할에 대한 평가와 기대 표명

정 실장은 발표문의 첫 부분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감사의 뜻, 그리고 외교 안보정책 책임자로서 맥매스터 보좌관을 비롯한 미 정부 국가안보팀에 대한 상찬으로 시작했다. 

정 실장은 이 부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과 최대 압박 정책이 국제사회의 연대와 함께 우리로 하여금 현 시점에 이를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혀, 북미 정상회담에까지 이르게 된 국면의 대전환이 미국과 국제사회의 결단과 노력에 의한 것임을 강조했다.

이는 예상과 전망을 훨씬 뛰어넘은 결과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의 노력을 그대로 평가한 측면과 함께, 이 결과에 대한 미국 정부와 국민들의 자긍심을 북돋워 향후 진행될 국면에서 미국 국내의 일치된 지지를 끌어내도록 했다는 의미가 있다. 

또한 한반도 평화 및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마치 한미 간의 큰 이견이 있는 것처럼 강조하던 한미 양국의 일부 세력과 일본을 비롯한 국제 사회 일각의 시각과는 달리 현재의 국면이 한미 양국의 일치된 전략과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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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3. 남북, 북미 간의 최소한의 신뢰 확인

트럼프 대통령은 정 실장의 브리핑 직후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이 한국 대표단과 단지 동결이 아니라 비핵화를 이야기했다"며 북미 정상 간 회담을 전격 추진키로 한 데 대해 "큰 진전이 이뤄졌다"며 환영 의사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는 지금까지 북미 대화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실제로 비선 대화 채널을 유지해왔으나, “북미 대화는 비핵화가 대전제”임을 언제나 강조해왔다. 즉 북한이 핵보유국을 자처하며 핵동결을 전제로 제안하는 대화는 결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방북 초청을 신속하게, 그리고 시기까지 특정하여 받아들인 것은 그간 표명해온 미국의 원칙을 북한이 수용한 것으로 해석하고, 김정은 위원장이 한국과 미국에 대해 강력하게 천명한 ‘비핵화 의지’를 어느 정도 신뢰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는 지금까지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항상 사태 악화와 파국의 원인이 되었고, 해결을 위한 새로운 시도를 가로막아 왔던 가장 큰 요인이 되었던 상호 신뢰 문제가 이번 특사 활동을 통해 최소한의 바탕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또한 발표문의 마지막 부분에서 “대한민국, 미국, 그리고 우방국들은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라는 부분을 명시한 것은 “북한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줄 때까지 압박을 지속할 것”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과거의 실수’ 중에 포함되는 ‘신뢰의 부재와 파괴’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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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4. "최대 압박과 관여 정책"에 국제적 일치 확인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천명해왔던 대북 정책의 원칙은 “최대 압박과 관여(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였다. 이를 위해 UN 및 독자 제재를 최대 강도로 끌어올리면서 ‘관여’를 위한 채널도 계속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최대 압박”만 이루어지고 “관여” 부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왔다. 이 부분을 한국 정부의 중재를 통해 제대로 실현하게 된 것이다. 

또한 북미 정상회담 방침을 밝히면서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한미 양국과 국제 사회의 완전하고 단호한 의지”를 강조하고, “북한이 그들의 언사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줄 때까지 압박이 지속될 것임”을 밝힌 것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양대 축으로서 “압박과 관여”를 동시에 추진해오던 기존의 국제적인 합의가 변함없이 유지될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는 그간 한국 정부가 미국과 국제사회의 일치된 전략에 전혀 이견이 없었으며, 이를 토대로 조성된 국면에서 국제 사회의 의지를 북한에 적절히 전달하고 설득한 결과라는 것을 대내외에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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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뉴스1)

5. 실현 가능한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에 대한 잠재적 합의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을 수락한 것은 단순히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을 수락한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보통 미수교국 간의 정상회담은 수교를 전제로 하는 것으로서, 트럼프의 수락은 북핵의 완전한 폐기를 전제로 북핵 해결의 궁극적인 목표인 북미관계의 정상화를 염두에 둔 것이다. 

1993년 북한 영변 핵시설 위성 관측, IAEA 사찰 요구, 북한 거부, 팀스피리트 훈련 재개 등으로 1차 북핵 위기가 촉발된 이래 지금까지 25년간 크고 작은 합의가 성사되고 번복되고 파기되는 과정을 거치는 동안 북핵 해결을 위한 과제와 난점, 그리고 해결책은 이미 다 도출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2005년 9·19 성명은 더 할 것도 뺄 것도 없이 북핵 해결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모든 구체적인 실천 방안들을 세세하게 포함시키고 있다. 또한 북핵 해결의 가장 마지막 단계인 휴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을 위한 프로세스 역시 2007년 노무현-김정일 정상회담을 통해 구체적으로 합의되어 있다. 

문제는 합의 이행을 위한 신뢰 여부. 이번 특사 활동은 미국과 북한이 서로 최소한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근거를 한국 정부의 중재를 통해 확인했으며, 향후 논의될 대체적인 실천 방안에 대해 미북 양측이 양해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극도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은 변함이 없지만, 4월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북미 정상회담이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실질적인 성과를 통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정세의 대변화를 이끌어낼 역할을 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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