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강신홍의 한국경제사 이야기(15) - 삼성물산의 합병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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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홍의 한국경제사 이야기(15) - 삼성물산의 합병 무엇이 문제인가?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바라보는 삼성의 비윤리성
기사입력 2018.03.0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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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시절 정치칼럼 전문 사이트 서프라이즈와 노무현 대통령 개인 홈페이지(노하우)에서 ‘꺼벙임다’라는 닉네임으로 경제관련 글을 꾸준히 올렸던 강신홍씨가 예전에 썼던 글들을 현재 시점으로 일부 수정해 뉴비씨에 기고하고 있다.
강신홍 시민기자는 “다른 부분들도 그렇겠지만 특히 경제는 연속되고 연결되는 것이어서 박정희의 경제부터 IMF외환위기, 대중경제론, 경제민주화, 재벌문제까지 같은 뿌리를 두고 살펴 봐야한다”며 주요 논쟁들을 중심으로 경제 이면의 문제와 설명들을 이어 나가겠다고 한다.
‘논쟁으로 바라보는 한국경제(부제 : 알기 쉬운 현대 한국 경제 이야기)’라는 타이틀로 강신홍 시민기자가 올릴 이 시리즈는 총 14회로 예정했으나 11번째 이야기 카드채 논쟁과 미국발 주택모기지 논쟁을 둘로 나누고 소득주도 성장 논쟁을 추가해 전체적으로 16장으로 구성했다. 
[편집자주]

논쟁으로 바라보는 한국경제 (부제 : 알기 쉬운 현대 한국 경제 이야기)

- 목 차 -

1. 박정희의 경제 신화는 허구인가?
2. 1997년IMF 경제위기의 원인-일본의 생산자본과 미국의 금융자본 전쟁
3. 조국근대화론과 대중경제론
4. 김대중 정부의 IMF 구조조정 해법에 대한 논쟁
5. IMF 이후의 금융구조 논쟁
6. 대우그룹 해법과 BFC 해외 비밀계좌-정치적 희생양인가 대마불사를 노리는 국제 사기꾼인가?
7. 사모펀드 논쟁-타이거펀드, 칼라일과 한미은행, 론스타와 외환은행. 이명박과 맥쿼리
8. CEO논쟁1 - 옥시 신현우, 현대건설 이명박, 킴벌리클락 문국현
9. CEO논쟁2 – 애플의 스티버잡스, 네이버 이해진, 다음 이재웅, 카카오톡 김범수
10. 주주가치 이론과 대안연대 이론 - 장하성 과 장하준의 재벌개혁
11. 국민의정부 말기와 참여정부 초기의 경제를 흔든 카드채 논쟁
12. 미국 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논쟁 – 2008년 금융위기
13. 경제민주화 논쟁 - 경제민주화의 모체는 DJ의 대중경제론
14. 소득주도 성장논쟁 - 신자유주의의 이윤주도 성장론과 차이
15.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무엇이 문제인가?
16. 재벌 개혁과 중소기업 해법

***

(이 글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하여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는 것을 보고 2017년 1월 2일자오마이 뉴스에 「재벌은 웃고 '주주'는 울었다... 삼성 합병은 '자본시장 농단'」이라는 제목으로 송고했던 글 중 일부를 발췌하였다)


㈜오뚜기의 상속세와 이재용의 상속세

지난 2016년, ㈜오뚜기 창업주 故 함태호 회장의 3100억 상당의 주식 지분 전량을 물려받은 장남 함영준 회장이 1500억원의 상속세를 냈다는 보도가 나왔다. 현행 상속세법이 30억 이상의 상속재산에 대해서는 50% 세율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노회찬 정의당 의원은 “3천억 원의 주식을 물려받은 오뚜기 회장은 1500억 원의 상속세를 냈는데 10조원 이상을 물려받은 이재용 부회장의 상속세는 16억 원 밖에 되지 않는다”고 삼성의 불법 혹은 편법을 지적한 바 있다.

세계 주요국의 상속세율은 아래 표에서 나타나듯이 대부분 비슷하다. 오히려 우리나라는 전체 고소득자의 0.6~0.7%가 상속세를 내고 있고, 각종 공제제도가 많아 아래 그림에서처럼 실효세율은 21% 정도로 실효세율만 따지게 되면, 주요 선진국들보다 가장 작은 규모이다.

외국에서는 삼성의 경우처럼 편법상속이나 증여가 불가능하고, 실효 세율이 높기 때문에 자녀에게 상속을 하지 않고, 주식을 공익재단에 기증하고, 회사는 전문경영인체제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도 간접상속에 대한 재제가 이루어지고, 상속법만 정확하게 지켜진다면, 지금처럼 재벌체제가 내리 물림을 하지 않고, 외국의 유명 CEO들처럼 기업의 사회 환원이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oecd 국가 상속세 최고세율 2008년.jpg
 
최근 5년간 상속증여 상위 10% 결정세액 현황.png

삼성이 국정농단에 가담하게 된 이유

삼성전자의 주식지분 총액(시가총액)은 2018년 2월까지의 최저 가격인 220만원만 가정하더라도 약 280조가 넘는다. 2015년의 삼성물산과 합병 건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추가로 행사할 수 있는 주식 지분 11.27%를 주식가격으로 계산하면 약 32조원에 달하는 지분을 상속한 것과 같은 효과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정상적인 비율에 따라 상속세를 냈다면 약 16조원을 세금으로 내야 하지만, 삼성은 상속세를 많이 내는 직접지배 대신 비상장회사와 다른 상장사를 이용하는 간접지배를 이용함으로써 교묘하게 상속세를 피하게 된다.  

물론 32조라는 계산은 삼성전자의 지분 가치만을 평가한 것이다.

삼성물산의 가치와 삼성물산이 지분을 가지고 있던 삼성생명과 다른 계열사들의 가치를 생각하면 40조를 훨씬 상회할 것이고, 이재용이 왜 무리를 해 가며, 박근혜 전대통령과 최진실을 도우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무리하게 추진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잘못된 대주주 이익을 위하여, 구 삼성물산의 주주들에게 큰 손해를 입힌 사건이라고 판단한다. 

선진국에서는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합법을 가장해 우리나라의 자본시장을 농단한 사건으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이런 사회에 살고 있다는 것에 대해 많은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다.

우리는 먼저,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합병 목적은 삼성전자 주식취득과 그룹승계의 완성

삼성전자에는 5% 이상 주주가 국민연금과 삼성생명 밖에 없고, 이건희 회장은 3.38%, 이재용 부회장은 0.57% 지분을 가지고 있다.

사실 이 정도의 지분으로 삼성의 주인행세를 하는 것은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그러나 삼성 그룹은 계열사들의 순환출자를 통해서 특수관계인 자격으로 삼성전자 주식 17.64%을 소유하고 있으며, 이 주식을 바탕으로 회사를 경영하고 통제하고 있다.  

문제는 삼성물산 합병 전에 이재용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의 후계자가 되려면 직접지분 0.57%만 가지고 회사의 대표 얼굴로 행세하기가 힘들다는 점. 이런 지분구조만 갖고 삼성의 대표주주로 행세하는 것은 글로벌한 표준에도 맞지 않는다.

삼성그룹에서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계열사는 삼성생명(7.21%)과 삼성물산(4.06%)이다.

그러나 이재용은 합병 전 삼성물산(구 삼성물산)의 주식은 한 주도 가지지 있지 않으며, 삼성생명은 0.06%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 단지 삼성전자 주식이 한 주도 없는 합병 전 제일모직(구 제일모직)의 주식 23.24%를 가지고 있었을 뿐이다.

더욱이 삼성물산은 삼성생명의 주식을 19.4%를 가지고 있으니 삼성물산만 지배할 수 있다면, 삼성생명과 합하여 삼성전자 지분 11.27%와 자기의 지분 0.57%를 합쳐서 이재용이 11.84%를 행사할 수 있게 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이재용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제일모직의 주식을 이용해서 삼성물산을 합병하게 되면, 비로소 삼성전자의 대표 얼굴로 행세할 수 있게 되며, 그룹승계를 완성 시킬 수 있는 것이다(그림2 참조)

삼성전자 대주주 주식보유 현황, 삼성 감사보고서.png▲ [그림1] 삼성전자 대주주 주식보유 현황, 삼성 감사보고서 삼성전자 대주주 주식보유현황(2016년 3월 삼성 감사보고서)
 
삼성물산합병시 대주주등 지분변동상황, 삼성물산 감사보고서 2015년 9월.png▲ [그림2] 삼성물산합병시 대주주등 지분변동상황, 삼성물산 감사보고서 2015년 9월

문제는 합병비율의 선정

그림2에서 보는 것처럼, 삼성그룹 전체로 보면 52.29% 지분을 가진 제일모직의 가치를 크게 하고 13.95%의 주식을 가진 삼성물산의 가치를 낮게 하면,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그룹은 돈 한 푼 안들이고 세금 한 푼 내지 않으면서 합병된 회사에서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그러나 글로벌한 자본시장이고 선진국이라면, 이러한 합병과정이 누가 봐도 뻔하게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위한 합병 방식을 받아들이지 않고, 이재용의 제일모직 대주주가 손해를 보는 구도로 합병비율을 결정할 것이다.

좀 더 깊게 설명하자면, 이재용과 삼성의 입장에서는 합병 대상인 삼성물산의 주주들에게 더 유리한 합병비율을 제시하고, 제일모직의 소액 주주들은 불리하게 않게, 투 트랙으로 합병비율을 결정하는 것이 글로벌 표준이다.

대주주가 소액주주의 이익을 보호하지 않는 회사는 자본시장에 존재할 가치가 없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합병비율의 결정은 그 회사의 자산가치와 수익가치, 그리고 시장가치를 비교하여 결정한다.

합병 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양사의 자산가치 수익가치 등은 아래 표와 같다.

합병전 양사의 가치 비교 2014년 실적.png

삼성물산의 순자산가치는 제일모직의 2.57배, 포괄손익으로 표시되는 수익가치는 3.09배가 된다. 다만 주당 순이익 기준만 삼성물산이 제일모직의 0.6배로 작다. 반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의 주식을 많이 가진 삼성물산이 포괄손익 면에서는 제일모직의 3배가 넘는다.

국세청의 기준으로는 자산가치 2에 수익가치 3의 비율로 회사의 가치를 평가하되 수익가치는 최근 년도의 가치를 높게 하여 3년 간의 수익가치로 평가하게 된다.

삼성은 자본시장법에 의해 증시에 상장되어 있는 양사의 가격을 비교하여 제일모직 주식 1에 삼성물산 주식 0.35주를 합병기준으로 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회계적으로 합병기준을 결정할 모든 지표가 삼성물산이 제일모직의 3,4배에서 50배까지 더 크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자본시장법의 맹점을 파고든 삼성

위의 비교표에서 보듯이 자산가치와 수익가치가 제일모직보다 더 큰 삼성물산이지만, 우리나라 자본시장 법에서는 상장된 회사에서는 자산가치와 수익가치가 시장가치 속에 수렴되었다고 가정하고, 시장가치를 주로 사용하고 자산가치와 수익가치, 그리고 미래의 가치를 보조로 하여 합병비율을 결정하라고 한다.

일반적으로는 자산가치와 수익가치 외에 보조수단으로는 일반적으로 EV/EBITDA(세전익익수익가치), PSR(매출액대비수익가치), PER(주당수익율) 등이 사용되고 있지만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회사는 증권거래소법에 시장가치를 주로 사용해도 된다는 것이다.

물론 완전시장 이론에서는 시장가치가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모두 수렴하여 공정한 기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자본시장에서는 시장가격 결정이 전체 주식의 1~2%도 안 되는 유통주식의 거래에 따라 결정되고, 관련 이해관계 기업에서 호재 발표는 숨기고 악재만 발표하고 주가를 조절 한다면 시장 가격을 왜곡하기는 용이한 일이다.

더욱이 합병 전 제일모직은 삼성물산과 합병을 위해 2014년 상장 되어 단기간에 주가 관리가 더욱 용이했을 것으로 판7단되며, 특혜상장 의심을 받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과 자산평가가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합병을 앞두고 2014년과 2015년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주가를 지켜보면, 이들 주식의 가격이 삼성가에 의해 ‘관리’가 되었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한 변화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

당시 삼성은 우리나라 자본시장법의 맹점을 철저하게 파고 들게 된다.

우리나라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합병계약 체결 일이나 합병결의 이사회 결의 일을 기준으로 최근 거래량을(1개월, 1주, 전일 종가)를 가중 평균하여 결정하고, 수익가치와 미래가치 등을 고려하여 30% 내외에서 가감할 수 있게 했다.

2015년 합병에서 삼성은 시장가치 산정을 위한 기준일을 2015년 5월 25일로 하여, 최근 2개월 과 1개월, 1주일 주가를 가중 평균하여 1:0.35의 합병비율을 결정했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자본시장법에 따른 합병은 합병기준일의 주가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필자는 일단 합병기준일의 주가가 공정했다고 가정(실제로는 공정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며 뒤에 언급할 것이다) 하더라도 삼성의 합병비율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국민연금공단은 자체적으로 자본시장법에 따라 기준일 기준으로 두 기업의 시장가치를 분석하여 1:0.46이라는 적정합병비율을 도출했다고 한다.(주: 자본시장법에 따른 1개월, 1주일, 직전일의 가중평균을 구하면, 합병기준일 직전일과 직전 1개월 동안 가격이 오른 삼성물산에 좀 더 유리한 합병비율이 나온다) 

삼성물산 지분 구조+합병반대 이유.jpg

또한, 외부에 의뢰한 회계법인 2곳도 최종 결정된 적정비율보다 삼성물산에 더 높은 합병비율을 산출했다고 한다. 물론 그때 합병을 반대하며 투기자본으로 매도당했던 엘리엇은 삼성물산에 제일모직보다 더 큰 합병비율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삼성은 타 기관의 합병비율보다 이재용과 삼성에 유리한 비율을 선택했고, 자본시장 법에 따라 가중평균 주가와 산정가에 30% 가감할 수 있는 규정을 따랐기에 위법하지 않다고 주장할 수는 있다.

그렇지만 글로벌 시장은 대주주 보다 소액주주에 유리한 합병비율을 요구하고 있으며, 시장가격과 자산가치 수익가치가 크게 왜곡되지 않도록 인위적인 주가 관리를 하지 못한다.

보다 더 큰 문제는, 글로벌한 선진국에서 일어날 수 없는 합병비율 산정의 기본이 되는 합병 기준일까지의 과거 주가가 어떻게 유지되고 관리 되었느냐 하는 문제다.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합병기준일인 2015년 5월 25일까지 합병과정에서 삼성은 세계 자본시장에서 있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게 된다.


합병을 앞두고 상장된 제일모직의 주식가격

삼성물산과 합병을 목적으로 2014년 12월 상장된 제일모직의 주가는 아래 그림에서처럼 상장시 관련 금융기관의 예상가격인 공모가 의 2배까지 거래되며 주당 9~11만 원으로 거래 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주식 가치 추이.jpg▲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주식 가치 추이 캡션=2014년 7월부터 2015년 7월까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주식 가치 추이. 회색선은 합병계획을 발표한 지점이다. (단위 : 만원) 파란색=삼성물산, 빨간색=제일모직

상장시 공모가격의 2배로 거래되는 것은 합병을 앞두고 주가를 관리한다는 의심이 충분히 가능하다. 반면에 2014년 삼성물산의 주가는 7~8만 원 정도였다.  

그런데 합병을 앞두고 삼성은 이재용과 이서현, 이부현 등 삼성일가가 주식을 소유한 제일모직의 주가는 18만8천 원까지 올라가고, 반대로 삼성물산 주가는 5만1천 원까지 하락을 시키거나 하락을 용인하였다.

당시 증권전문가들의 예상으로는 5만원 정도의 가격으로 거래되어야 할 제일모직의 가격은 3배 정도 더 오르고 삼성물산 가격은 예상을 하회하게 된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합병기준가가 될 최종 협의가격을 15만6439원과 5만7234원을 도출해낸다.

이것이 바로 자본시장법의 맹점이다. 합병기준일 1개월 전이나 2개월 전까지의 가격만 따르면 되기 때문에, 합병 전에 장기적으로 주가를 조작하는 것은 문제를 삼지 않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가격을 올리거나 내려도 직전 1~2개월 동안만 위법하지 않으면, 합병비율을 통해 주주들이나 국민들에 영향을 끼치는 행동들에 대해서 합법의 탈을 씌우게 되는 것이다.

회사 당사자들이 주식가격을 오르내리게 하는 것은 쉽다. 호재는 발표하지 않고, 악재는 일부러 과장하여 크게 터트리면 된다.

실제 당시 삼성물산의 해외수주 사실은 숨기고, 위험요소만 과장하여 크게 부각하면서 주가를 일부러 떨어뜨리고, 동시에 제일모직에 대해서는 호재를 크게 부풀리는 방식으로 주가를 올렸다는 의심을 시장에서는 하고 있다.

단지 제일모직의 지분 23.24%를 가진 이재용과 삼성그룹이 52.29% 주식을 가진 제일모직의 합병비율 가치를 높게 하면서, 동시에 삼성 그룹 전체가 13.95%의 지분을 가졌고, 국민연금을 비롯한 외부인이 86.05%의 지분을 가진 삼성물산의 주식가치를 낮게 하였다는 의심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나머지 86%에 달하는 소액 주주들의 희생 하에, 이재용과 삼성그룹은 막대한 이익을 얻게 되었다는 것이다.


합병비율 문제는 매수청구권에도 나타나

합병 비율이 공정하지 않다는 점은 합병에 반대하는 주식매수청구권에서도 나타난다.

제일모직 주주들 중에는 합병에 반대하는 주식은 단 1주였다. 이는 반대가 없다는 것을 감추기 위한 부끄러운 반대일 것이다. 반면에 삼성물산에서는 많은 외국인 투자가들을 비롯한 개인투자가들이 약 1170만주의 매수청구권 신청을 했다.

2017년 최순실 청문회에서도 언급 되었던 일성신약㈜은 33만주를 가졌지만, 매수청구권을 신청해서 피해를 줄였다.

매수청구권 신청인들은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에 불리하고, 그 합병이 글로벌한 표준에도 위배되며, 선진자본시장법에서는 있을 수 없는 주가조작이 의심되는 만큼, 합병된 이후의 삼성물산 주가를 비관적으로 보았기 때문에 매수 청구권을 행사한 것으로 판단된다. 


선진시장에서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당시 정부와 언론의 ‘부역’

합병과정에서 소액주주의 이익이 아닌 대주주의 이익을 위한 결정을 하는 일은 해외에서는 일어나지도 않고, 설사 일어난다고 해도 언론과 사회에서 엄청난 비판을 받게 될 일이어서 감히 이런 일을 실행할 엄두도 내기 어렵다.

그러나 국내 언론이나 금융기관, 그리고 금융감독기관에서 조차도 삼성의 압력에 눌린 탓인지 제대로 된 반대의견을 거의 내지 않았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큰 문제를 드러낸 사건이었다는 생각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 과정에서 당시 한화증권 대표이사이던 주진형 전 대표가 증언한 바와 같이, 합병에 반대하는 일부 증권사에는 삼성을 통해 갖은 압력이 가해졌고, 이런 사실들은 삼성이 금융계와 언론계를 장악하고 힘을 써서 통제하려 했던 증거이다.

선진국이라면 감히 일어나지 못할 일을, 글로벌한 세계일류 기업 삼성이 하고, 삼성에 길들여진 언론들이 눈을 감았으며, 금융기관 종사자마저도 이에 굴복한 것이다.

2018년 2월 법원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제기된 혐의들에 대해 일부 무죄 일부 유죄로 판단하면서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 소식을 들은 우리 국민들은 우리사회가 아직도 유전무죄 무전유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생각을 떠올렸을 것이다. 

국민연금에 가입한 대한민국 대부분의 국민들이 손해를 보고, 구 삼성물산의 87% 주주들이 손해를 볼 때, 구 제일모직 52%의 주식을 가진 삼성 일가는 수십조로 예상되는 합병이익을 누렸다.

정말로 슬픈 일은 금융기관과 언론이 이런 불합리한 자본시장 농단사태에 눈감고 입을 다물었다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이에 대해 단호한 단죄를 하여야 할 사법부조차 일반 국민들의 상식이나 법의식과는 다른 판단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죄를 집행유예로 감경했다는 점이다.

새로운 문재인 정부에서 진정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삼성의 선진자본시장 농단 사태에 대해 반드시 단죄가 이루어져야 한다. 진정으로, 우리사회가 돈과 권력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벗어나서 다시 태어날 수 있기를 빌어본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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