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언론 해부실] 전쟁 위기 조성과 한미동맹 균열에 목숨 건 한국 언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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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해부실] 전쟁 위기 조성과 한미동맹 균열에 목숨 건 한국 언론들

'코피 전략'으로 전쟁 공포를, 미 대사 낙마로 한미 균열을
기사입력 2018.02.05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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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다룰 주제는 주한 미국대사관으로 내정돼있던 빅터 차 교수 지명 철회와 소위 코피 전략을 둘러 싼 우리나라 언론의 널뛰기 보도에 대해서 짚어보려고 합니다.

Q. 코피 전략이라는 게 언제부터 나온 말이죠? 원래부터 있던 말인가요?

‘코피 전략’이란 말이 처음 나온 것은 작년 12월 20일이구요, 영국 일간지 데일리 텔리그라프 보도를 통해서 처음 나온 말입니다. 그러니까 일종의 신조어하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 ‘bloody nose’라는 이름의 제한적인 군사공격 옵션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는데요, 텔리그라프 단독 기사였습니다. 

이 기사는 “북핵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데 한계를 느낀 트럼프 행정부의 일부 관리들이 제기하고 있다”, 즉 “백악관이 외교적 노력에서 군사 옵션으로 대북한 정책의 무게를 급속하게 옮겨가고 있다”는 분위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우리나라에서는 뉴스1이 인용해서 보도를 했구요, 이것을 문화일보와 매일경제가 이어서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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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런데 왠지 작년보다는 올해 갑자기 나오는 얘기 같은데요?

그러니까 이 보도가 처음 나올 때는 전혀 관심을 못 받은 거죠. 지금은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면서 획기적인 대화분위기가 전개되고 있는데요, 작년 12월에는 이런 국면이 펼쳐질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때죠.

그래서 이 ‘코피 전략’이라는 것도 그냥 미국에서 늘 검토하는 군사옵션 중 하나 정도로 받아들여졌구요, 그래서 우리나라 언론도, 그리고 해외 언론도 거의 주목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금년 들어서 1월 1일 김정일 신년사 이후로 상황이 급변했죠. 그런데 평창올림픽을 통해서 남북이 해빙모드가 되는 걸 불편해 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도 있고, 미국에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코피 전략’이 다시 관심을 끌기 시작했습니다. 남북 해빙모드에 조금이라도 찬물을 끼얹으려는 의도죠. 

그 선봉에는 역시 미국의 조선일보라고 할 수 있는 월스트릿저널이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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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릿저널이 우리나라 시간으로 1월 9일에 “북한의 누그러지는 신호 속에 긴장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는 제목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일부 관료들이 한반도에서 전면전을 일으키지 않으면서도 북한을 선제공격하는 방안을 조용히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보도는 명백하게 평창올림픽을 둘러싼 미국 우익의 불편한 심정을 노골적으로 표출한 기사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스트릿 저널의 보도는 ‘코피 전략’의 의미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이를 둘러 싼 찬반 논의를 자세하게 전하면서, 사실상 실행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쪽에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월스트릿저널이 정의한 ‘bloody nose’ 전략의 정의는 “북한이 보복에 나서지 않을 수준에서 제한적으로 표적을 타격하면서 북한에 경고를 주겠다는 전략”입니다. 


Q. “북한이 보복에 나서지 않을 수준의 타격”이라는 게 있을 수 있나요?

한 마디로 말도 안 되는 것이죠. 그런 게 있을 수가 없죠. 그래서 월스트릿 저널도 거의 절반 이상을 백악관에서 이 아이디어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는 내용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월스트릿저널에서 보도하자마자 그동안 얘기도 안 하던 국내언론들이 일제히 이 코피 전략을 들고 나오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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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9일이면 바로 남북고위회담이 열리던 날인데요, 이와 관련된 보도를 하면서 빠짐없이 “미국에서는 코피전략을 논의하고 있다”는 말을 덧붙이구요, 어떤 매체는 미국이 막 지도를 펴놓고 어디를 때릴 것이냐를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는 것처럼 묘사한 매체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보도가 나온 바로 다음 날,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올 해 들어 두 번째 정상 통화가 있었습니다. 


Q. 남북고위급 회담 내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얘기했던 그 통화였죠?

네. 그리고 미국 현지 시간으로 그날 오후에 트럼프 대통령이 노르웨이 총리와 정상회담이 있었습니다. 그 회담 후에 기자회견을 하면서 이 코피 전략에 대한 질문을 받았어요.

트럼프 대통령은 딱 잘라서 “전쟁은 없다. 나는 전쟁을 예상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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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서 백악관, 국방부, 의회 할 것 없이 모두 이 전략에 대해 부인을 합니다. 국방부의 경우는 “너무 위험한 도박”이라고 했구요,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은 “유일한 대북 군사작전은 전면공격”이라는 말도 했습니다. 결코 “제한적 공격”이란 있을 수 없다는 밀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미국에서도 이것 때문에 시끌시끌해진 것이죠. 그래서 미국에서 각종 관측이 나오기 시작하고 ‘비즈니스 인사이더’ 같은 매체는 “북한을 겨냥한 맞춤형 전투 시나리오에 따라 전쟁 대비 훈련을 하고 있고”, 심지어 “핵 공격도 검토하고 있다”는 식의 무시무시한 말도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 논란을 극적으로 증폭시키고, 또 한 편으로는 정리를 한 것이 빅터 차 교수의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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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빅터 차 교수는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됐다가 최근 철회된 분이죠?

네. 빅터 차 교수는 부모님이 한국인인데 미국에서 태어난 국제정치학자입니다. 우리나라 참여정부 시절에 부시 정권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아시아 담당국장을 역임하기도 했구요.  

그런데 그때 “검은 머리 미국인”으로 불릴 만큼 부시의 대북 강경정책을 주도했던 인물이구요, 참여정부의 대북 대화노선에 대해 사사건건 태클을 걸었던 대북 강경파의 대표 인물 같은 그런 존재입니다. 

하지만 한반도 문제에 관한 한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인물이기도 하지요. 

빅터 차 교수가 트럼프 정권의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게 7월쯤이었구요, 9월쯤에 어느 정도 공식화가 돼서 12월에 아그레망을 보내와서 우리 정부가 동의를 해서 보냈습니다. 

그러면 공식 발표와 의회 인준 절차가 남은 것인데, 워싱턴포스트가 1월 31일자에 “빅터 차의 주한 미국대사 지명이 철회됐다”는 특종 보도를 했구요, 동시에 빅터 차 교수의 “코피 전략은 미국인들에게 막대한 위협을 끼친다”는 제목의 기고문이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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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네. 코피 전략 시비가 본격적으로 붙기 시작한 게 빅터 교수 낙마 보도부터였죠.

네. 워싱턴 포스트의 빅터 차 낙마 특종이 어떻게 나온 거냐 하면요, 워싱턴 포스트가 빅터 차 교수의 기고문을 받아서 검토를 하는데, 거기에 “내가 이 정부의 관리로 검토되고 있을 때”라는 표현이 있는 거예요. 그때만 해도 공식 절차만 남은 것으로 다들 알고 있을 때였는데, 빅터 차 교수가 그것을 “과거형”으로 얘기를 한 것이죠.

그래서 그때부터 워싱턴 포스트가 맹렬하게 취재를 해서 결국 백악관으로부터 “빅터 차 교수의 지명이 백지화됐다”라는 답을 얻어서 보도한 것입니다. 그 직후에 백악관은 청와대에 “보도가 나가기 전에 미리 알려주지 못해 유감”이라는 뜻을 표시해왔구요.

그러면서 워싱턴 포스트는 “코피 전략에 대한 이견이 지명 철회의 주된 요인”이라고 보도를 했습니다. 

이때부터 우리나라 언론은 완전 아마겟돈이 시작됐습니다. 

“빅터 차 교수는 대북정책에 관한 한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 강경파인데, 그 강경파가 감당 못할 만큼 미국의 정책이 강경하다”, 즉 “미국은 지금 전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고 거의 확정적으로 보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이 주제가 보수언론이 목을 맬 만한 것이, 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한반도 전쟁 위기와, 한미 불협화음입니다. 그런데 빅터 차 교수의 주한 미국대사 낙마와 코피 전략은 이 두 개가 다 엮여있는 것이죠. 

그들로서는 놓치기 정말 아까운 주제입니다. 

가장 열심이었던 곳은 역시 중앙일보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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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도 열심히 뽐뿌질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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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른 언론들도 우려하는 기사를 많이 냈는데, 이런 우려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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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빅터 차 교수의 기고문을 자세히 살펴보면 백악관이나 미 행정부에서 ‘코피 전략’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아니라, “대북 정책에 대해 자신의 의견과 미 행정부의 노선이 일치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 행정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코피 전략’의 무모성에 대해 얘기한 것입니다. 

즉 흔히 얘기하듯이 대사 낙마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 위해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한 것이 아니라 1월부터 미국에서도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 ‘코피 전략’을 반박하고 잠재우기 위해서 기고한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빅터 차의 낙마와 코피 전략을 비판한 기고문이 아마겟돈을 여는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이에 관한 시비를 명확하게 가리는 계기도 만들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서 1월 9일에 코피 전략을 자세하게 보도한 직후에 미국 정부에서 강력하게 부인을 했듯이, 이번에도 미국 정부의 공식 라인들은 빅터 차 교수의 낙마 배경이 정책에 대한 이견이라기보다는 다른 인사 요인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 하구요, 코피 전략에 대한 비판이 줄을 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도 언론도 처음에는 우려 일색이다가, 미국의 반응이 그러니까, 점차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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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러면 어느 정도 진정이 된 셈이겠군요.

다른 언론들은 그런 셈입니다. 가장 악착같았던 중앙일보도 쑥 들어간 느낌이구요. 그런데 끝까지 널뛰기를 포기하지 않는 언론이 있는데요, 역시 조선일보입니다. 

마지막까지 어떡해서든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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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2월 2일 “美, 北상징 1~2곳 언제든 때릴 수 있다… '코피' 흘릴 공포 전략”이라는 제목으로 말 그대로 대문짝 만하게 보도를 했는데요, 제목도 그렇고 이 그래픽을 보면 정말 당장이라도 전쟁이 벌어질 것 같죠?

그런데 언제나 그런 것처럼 조선일보는 엄청난 제목을 달아놓고 무시무시한 그림도 넣고 했는데, 내용을 보면 역시 “‘코피 전략’은 말도 안 된다“는 것이 주된 내용입니다. 

조선일보도 이제 막 던지기가 좀 어려운 분위기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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