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뉴비씨 신년특집-대도약의 2018] (4) 북핵 및 외교문제(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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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비씨 신년특집-대도약의 2018] (4) 북핵 및 외교문제(上)

올해 전개될 북핵 문제 진전의 시나리오
기사입력 2018.01.1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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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gin_군사분계선건너오는북한대표단.jpg▲ 9일 남북 고위급회담이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렸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이 판문점 MDL(군사분계선)을 넘어 회담장으로 향하고 있다.
 

핵문제 빗장은 아직 안 열려


25개월 만에 열린 남북대화가 예상보다 순조롭게 첫 단추를 채웠다.


이번 평창올림픽은 어느 올림픽보다 성대한, 이래저래 복 받은 올림픽이 될 전망이다.


거기에 더해 어제 회담서는 군사회담 재개를 약속했다. 이에 맞춰 서해 군 통신선을 복원됐단다. 확인 결과 9일 오후 2시경 서해지구 군 통신선이 재 연결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10일 오전 8시부터 군 통신 관련 유선 통신을 정상 가동하기로 했다.


이처럼 모처럼 남북대화가 열려 이런저런 빗장을 열고 있지만 북핵문제는 여전히 2018년 전체를 무겁게 할 한반도 문제의 최대 현안이며 난제 중의 난제다. 이 분야만큼은 아직 대도약을 말하기 이르다고 할 수 있다.


어렵사리 열린 이번 남북대화에서 핵문제까지 빗장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이번 회담은 아무래도 북한의 올림픽 참가 문제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다. 실제 어제 회담서도 남측이 비핵화 문제를 꺼냈다가 북측의 격앙된 부정적 반응을 받았다.


지난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속도는 그동안의 예상을 깨는 수준이었다. 저들은 지난해 6차 핵실험과 15회에 달하는 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했다.


북한은 그동안 비핵화 협상을 거부하면서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능력을 갖추고 이를 과시하는 데 최우선의 노력을 경주해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지난해 11월말의 초장거리 미사일 화성15호 발사의 성공은 의미가 컸다.


괌 포위사격을 위협하면서 신형 미사일 화성 12형과 14형을 번갈아 발사한 후 70여 일의 침묵에 들어갔던 북한이 지난해 11월 29일 15호를 발사했을 때 국내외 언론 대부분은 북한 정권의 비이성적 측면 때문에 예측이 불가했으며 너무도 기습적이었기에 놀랐다고 반응했지만 일부는 기술적으로 불가피한 수순이기 때문에 예상할 수 있었다는 양 극단으로 설명했다.


2018년 핵과 관련한 북한의 행보를 전망할 때, 주목할 점은 변화 속에서도 지속성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말해 저들은 저들의 일관된 계획, 나름의 시간표대로 일을 진행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시간표를 당기고 늦추는 일종의 교란술을 펴면서도 북한은 굳이 핵미사일 개발 전 과정을 공개하면서 속력을 내 왔고 기술의 일부만 증명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핵무력을 완성했다”고 선언했다.



북, 핵보유국 이미지 굳히기에 노력


북한이 때 이른 선포를 한 배경을 이해하는 것은 북한의 다음 행보를 예측하는 단초를 제공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 수준에 대해서는 핵탄두의 경량화 가능성은 있으나 ICBM에 장착할 수 있는 수소탄을 성공적으로 실험했는지는 불확실하고, 사거리는 연장되었으나 대기권 재진입이나 정확도는 증명되지 않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세계가 공인하는 전략국가의 지위’에 올랐다고 주장하며 핵강국으로서의 지위를 기정사실화하고자 했다. 특히 그간에는 신년사 후반부에 나왔던 대미 메시지가 올해는 전반부에서 비중 있게 다루어지면서 대미 핵 억제력을 인정할 것을 강요하는 내용으로 일관된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북한이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점을 들어 국면 전환을 시도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한편으로 기대를 갖고 있다.


하지만 핵문제에 있어서만큼은 낙관하기 어렵다. 북한은 남북관계 개선과 비핵화 문제를 분리해 왔고, 핵 문제는 북미협상에서 다룬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대등한 ‘핵 국가’로서 참여하는 협상을 위한 판짜기를 계속 구상해왔다. 


특히 북한이 ‘책임 있는 핵 국가’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은 인도와 파키스탄과 같이 사실상 핵 국가로서의 지위를 암묵적으로 인정받으려는 것이다.


이번의 대화 참여도 이 맥락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북한은 이제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우리와 미국을 떠보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미국을 상대할 수 있다는 북한의 자신감은 화성-15형 실험 이후 미국의 핵위협이 끝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는 점에서도 드러났다.


지난해 11월 30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아야 미국과 대화 하겠다”고 말했었다.


북한의 이같은 의도는 당분간은 미국의 철저한 무시전략에 직면하게 될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올림픽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올 상반기까지 미국의 가시적인 태도 변화가 있을 가능성은 별로 크지 않다.


지난해 12월 27일 국무부 성명에서도 재확인되었듯이 미국 정부는 북한을 핵보유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물론 미국도 강온양면 작전을 쓰고 있어 대화의 시그널을 보내기는 한다. 하지만 북한과의 접촉을 시도하는 것과 의미 있는 대화를 지속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북한이 비핵화를 전제로 하는 회담을 거부해왔기 때문에 북미 간 선호하는 대화의 목표가 다르다. 결국, 북한의 국제사회가 인정하지 않는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얻기 위한 투쟁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origin_北노동신문남북고위급회담보도.jpg▲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자에서 지난 9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남북고위급회담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응징을 불러오는 도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문제는 북한이 협상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시도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한 번의 강력한 도발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는 이른바 응징 혹은 선제타격을 불러 올 수도 있다. 물론 올림픽 이후다.


물론 현 단계에서 볼 때 당분간, 특히 올림픽 직후의 기간까지 북한이 한미의 전격적 보복응징을 초래할 수 있는 고강도 도발을 시도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이 침묵 기간에 핵미사일 능력의 기술적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의 중단이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북한이 유엔의 우주공간의 평화적 사용에 관한 국제협력 회의 등을 통해 ‘평화적 우주개발’이라는 레토릭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때, 미사일 기술 고도화를 ‘국가우주개발 5개년 계획에 따른 인공위성 개발’로 재포장하는 노력을 지속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무튼 문제는 올림픽 이후다. 우리는 평창 이후의 문제를 두 가지 시나리오로 상정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자연스레 이른바 ‘60일 플랜’의 기간이 지나고 공이 미국으로 넘어가게 되는 상황이다.


평창올림픽을 고려해 한미 연합연습 기간이 조정됐기에 북한이 2월까지 도발을 자제한다면, 이번 ‘침묵 기간’은 60일을 훌쩍 넘기게 된다.


60일 플랜이란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후 최소 60일간 도발을 중단한다면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는 미국의 플랜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조셉 윤 국무부 대북 정책특별대표가 확인한 사항이다. 그는 당시 북한의 ‘화성-15형’ 도발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60일 플랜’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북한이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대화하기 위해 도발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해야 한다며 “말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도발 중단이 이어지더라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1월 29일 ‘화성-15형’ 미사일 시험 발사 전까지 70일 넘게 도발을 중단했지만, 미국은 북한이 대화 시그널을 보낸 것으로 해석하지 않았다.



포스트 평창의 2가지 시나리오


유엔 결의에 따른 ‘올림픽 휴전’ 기간이 52일이다. 북한이 지난해 11월29일 ‘화성-15’형 발사 이후 오는 3월말까지 ‘올림픽 휴전’을 지키고, 연합훈련이 늦춰지면 내용적으로 ‘쌍중단’이 된다.


이를 북한이 긍정적으로 수용해 도발 중단, 대화용의 표명의 선언으로 까지 이어 지게 된다면 미국으로서도 60일 플랜으로 받아 들여 대화 국면이 조성될 수 있다는 얘기다.


지금으로서는 가장 웃길의 바람직한 시나리오다.


하지만 올림픽이 끝난 4월 이후, 중단됐던 연합훈련이 재개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이 경우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 것인지 궁금하다. 이렇게 되면 대화 국면은 물 건너 가는 셈이다. 평창대화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을 어렵지 않게 상정할 수 있다.


때문에 우리로서는 지금의 대화 국면과 올림픽 평화 분위기가 지속 되면서 극적으로 북미 간 대화와 평화의 무드가 조성되는 쪽에 기대를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과 북한 양쪽을 달래고 설득하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레버리지는 연합훈련의 중단 또는 무기 연기가 그것이다. 그만큼 한미연합 훈련은 북한에게도 미국에게도 휘발성 강한 민감한 사안이다.


하지만 연합훈련은 지난 시기에도 여러 차례 중단 된 사례가 있다. 부시 시절에 한차례 트럼프 시절에 세 차례 중단됐었다. 그때마다 북핵 문제의 큰 평화적 진전이 있었다.


미국에서는 계속 발끈하지만 ‘내용적 쌍중단’이 되는 이 경우, 북한이 내세우고 있는 책임 있는 핵국가론이 그 기반이 될 수 있다.


사실 ‘책임 있는 핵 국가’라는 개념은 NPT 체제를 약화시킨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인도와의 핵 협력 관계를 구축하면서 강조한 논리이기도 한데, 북한이 자신의 핵무장이 기존 질서에 위협이 된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이 같은 논리를 활용하는 측면이 있다.


국제 여론의 관심이 북미 군사 충돌, 우발적 사고, 핵 확산 우려에도 있었던 만큼 북한이 핵 선제 불사용 및 핵전력에 대한 단일 지휘통제 등의 메시지를 내보내는 것은 핵보유국 이미지 굳히기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될 수 있다.


origin_북한응원단평창동계올림픽서볼수있나.jpg▲ 북한이 9일 열린 남북고위급회담에서 평창올림픽에 고위급 대표단과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 선수단은 물론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 등을 파견할 의향을 보였다. 2005년 제16회 아시아육상경기대회 찾은 북한응원단 모습.
 

북미 대화, 평화 무드는 중국과 러시아의 이해관계와도 부합


사실 북미 간 서로에 대한 핵 억제력이 전략적으로 안정적인 구도를 형성한다는 논리는 ‘지역 정세의 안정적 관리’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이해관계와도 부합한다. 여러모로 대내외 상황 관리는 북한이 전통적·우호적 국가들과의 외교적 마찰을 관리하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압박 참여 속도를 조절하는 데에도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시간과 주변 환경은 북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다.


문제는 미국의 태도, 좁혀 말해 트럼프의 생각이 중요하다. 적어도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은 못한다 하더라도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지 들어나 보자는 태도가 필요한데 트럼프는 핵 폐기, 핵 포기 이외에는 답이 없다는 고답적 태도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같은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현재의 남북 대화가 중요하며, 기대를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기대를 갖게 된다. 대화 국면에서 지금처럼 트럼프를 추켜세우면서 한 발짝씩 대화 쪽으로 끌어 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 북핵문제는 이전에도 그랬듯이 핵 단추를 지니고 있어 서로 자기 것이 크다고 하는 트럼프와 김정은의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두 사람 다 우리가 믿을 수 없다는 점에서 우리의 고민이 깊다.



안동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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