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기획연재] 너희가 민주당을 아느냐? 민주당, 전국정당화의 첫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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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너희가 민주당을 아느냐? 민주당, 전국정당화의 첫발

지지자라면 알아야할 민주당史 (9) 김대중의 집권과 16대 총선③
기사입력 2018.01.05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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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출범 직전인 2003년 초, ‘토씹새격문 : 한나라당편’이라는 글로 대한민국 정치권을 들었다 놨던 정빈나씨(당시 필명 ‘2004년 척결’)가 2012년 대선 패배 이후 정신적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작성했다는 ‘민주당의 역사’ 시리즈를 새롭게 손봐서 뉴비씨에 연재한다. 1990년 ‘3당 합당’ 이후가 ‘민주당의 정통 역사’라 평가한다는 정씨의 이번 연재물은 민주당 당맥의 역사적 연원부터 김대중 대통령의 집권과 16대 총선(노사모 탄생의 계기가 된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 낙선이 있었던 그 선거)까지를 다룬다. [편집자주]

- 목 차 - 

1. 민주당 당맥의 역사적 연원 : 고립과 모색
2. 1991년 야권통합과 14대 총선 : 첫번째 덧셈
3. 1993~1995년까지의 민주당 ①
4. 1993~1995년까지의 민주당 ②
5. 김대중의 정계복귀와 15대 총선 : 패배는 승리의 어머니
6. 분당 이후의 꼬마민주당
7. 김대중의 집권과 16대 총선 ① : 새천년민주당 창당과 전국정당화로의 도전
8. 김대중의 집권과 16대 총선 ② : 민주당 영남공략의 역사
9. 김대중의 집권과 16대 총선 ③ : 민주당, 전국정당화의 첫발을 떼다

***

민주당, 전국정당화의 첫발을 떼다

영남공략을 위한 여러 가지 방책들을 다 동원했건만, 김대중 대통령은 끝내 영남의 표심을 흔드는 데는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2000년 4월 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영남권 65석 가운데 정몽준의 울산 동구를 제외한 64석을 모조리 먹어치우며 과반에서 4석 모자란 133석을 획득했습니다. 

영남권을 제외한 152개 지역구에서 48석을 획득하는 데 그쳤음에도 과반수 일보 직전까지 간 것은 오로지 영남 때문이었습니다. 67석 가운데 민주당 3석과 무소속 1석을 제외하고 63석을 휩쓴 19대 총선과 똑같은 상황입니다.
 
먼저 김중권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향리인 봉화-울진에서 19표 차로 분패했고, 부산 북-강서을에 출마했던 노무현 대통령은 선거전 여론조사에서 모두 앞서다가, 허태열의 역사적 지역드립 한방 + 총선 3일 전 남북정상회담 발표 크리를 맞고 참패합니다. 

전국정당을 표방한 민주당의 노력은 무위로 돌아가고 말았죠. 그때도 19대 총선처럼 출구조사에서는 민주당이 앞섰고, 전국 여러 곳에서 초접전이 벌어졌고, 접전지역을 모조리 한나라당이 휩쓸었습니다. 

돌아보면 볼수록 19대 총선은 16대 총선의 판박이 같은 모습입니다. 당시 1% 이하의 차이로 승패가 결정된 지역구가 11개나 되네요.
 
서울 용산(민주당 설송웅 113표차로 한나라당 진영에 승리)
서울 동대문을(한나라당 김영구 11표 차로 민주당 허인회에 승리)
서울 마포을(한나라당 박주천 0.8%차로 민주당 황수관(신바람박사-_-;;)에 승리)
서울 동작갑(한나라당 서청원 143표 차로 민주당 이승엽에 승리)
인천 중동옹진(한나라당 서상섭 193표 차로 자민련 이세영에 승리)
경기 안양동안(한나라당 심재철 869표 차로 민주당 이석현에 승리)
경기 남양주(한나라당 조정무 1% 차로 민주당 이성호에 승리)
경기 군포(한나라당 김부겸 260표 차로 민주당 유선호에 승리)
경기 광주(한나라당 박혁규 3표 차로 민주당 문학진에 승리, 재검표 결과 2표 차로 승리 ㄷㄷㄷ)
충북 청원(한나라당 신경식 16표 차로 자민련 오효진에 승리)
경북 봉화-울진(한나라당 김광원 19표 차로 민주당 김중권에 승리)

박혁규-문학진 (2).jpg▲ 경기도 광주 지역구에서는 1차 개표에서 3표차라는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다. 재검표 결과 이 격차는 2표로 줄어들었다.
 
보시다시피 서울 용산을 제외하고는 죄다 한나라당이 가져갔습니다. -_-;;

11군데 지역구 때문에 민주당은 사상 첫 제1당 달성에 실패한 겁니다. 이래저래 16대 총선은 아쉬움이 큰 선거죠. 남북정상회담 발표를 조금만 늦췄더라면….
 
그러나 이때의 총선에서 주목할 점은 민주당이 영남권에서 15%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이전의 총선과 대선에 비해 상당히 진전된 성과를 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미래의 대권주자로 꼽히던 후보들이 영남에 직접 출마해 지지를 호소했다는 점도 이채로웠죠. 

노무현 대통령은 당시에도 미래의 대권주자 1위로 꼽히던 인물이었고, 김중권 역시 역대 정권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TK 거물이라는 브랜드를 내세워 영남에 뛰어들었으니까요. 

2년 뒤 노무현 대통령이 이뤄낸 돌풍은 결코 무에서 뚝딱 만들어진 게 아닌데, 그 점을 완전히 간과하는 분들이 꽤 많더군요. 

그때도 노무현 대통령은 대권주자였고, 총선 패배 이후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도 부산 북강서을을 기반으로 대권에 도전할 구상을 갖고 있었음을 피력했었죠.

노무현 16대 총선 유세.jpg▲ 노무현 대통령의 2000년 제16대 총선 부산 북강서을 출마 당시 유세 장면.
 
또한 19대 총선과 달리 의미 있는 점이 있다면 민주당이 강원도를 휩쓸었다는 겁니다. 

민주당은 원주(이창복), 속초-고성-양양-인제(송훈석), 태백-정선(김택기), 홍천-횡성(유재규), 철원-화천-양구(이용삼) 등 강원도 9개 지역구 가운데 5개를 휩쓸며 3석에 그친 한나라당을 눌렀습니다. 

지역기반을 잘 다진 인물들을 맞춤형으로 공천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고, 한나라당출신으로 지지기반 탄탄한 현역의원들을 데려오기도 했죠. 

반면 19대 총선 당시 강원도에서는 온갖 공천 잡음만 내다 지역밀착도 아니고 참신성도 아닌 이상한 공천을 한 탓에 총선 2주 전 새누리 4 민주 5였던 구도가 공주님이 한번 돌자 새누리 7 민주 2가 되더니, 총선 당일에는 새누리당이 강원도 9석을 싹쓸이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16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전국 정당화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는 민주당이 처음으로 충청권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여기에는 피닉제로 흑화 되기 이전의 이인제(-_-;;)의 공이 꽤 컸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부산 북강서을로 뛰어든 것처럼 이인제도 중앙선거대책위원장 자격으로 고향인 논산에 뛰어들었죠. 그리고 논산을 중심으로 인근 대전까지 ‘이인제 벨트’를 형성합니다. 

이때 이인제의 영향권 아래 충청권에서 당선된 민주당 의원들이 8명이나 되었습니다.

박병석(대전 서갑) → 현 국회부의장이죠.
송석찬(대전 유성) → 초유의 의원 꿔주기 사태 때 “한 마리 연어가 되어 돌아오겠다”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홍재형(충북 청주상당) → 15대 총선에는 신한국당으로 출마했다가 국민신당을 거쳐 16대에는 민주당으로 들어갔죠.
이원성(충북 충주) → 전 대검 차장, 당선되고 얼마 되지 않아 뇌졸중으로 쓰러졌습니다.
전용학(충남 천안갑) →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제일 먼저 민주당을 탈당해 한나라당으로 갔다 낙동강 오리알;;
이인제 본인(충남 논산-금산) → 뭐 다들 아시다시피;;
문석호(충남 서산-태안)
송영진(충남 당진) → 역시 초유의 의원 꿔주기 사태 때 자민련에 갔다 왔습니다.

이렇게 16대 총선은 민주당의 석패로 막을 내렸습니다. 위의 11군데 지역구가 모두 모당의 패배로 끝나고 부산 북강서을에서도 노무현 대통령이 승리했더라면…. 민주 124 한나라 122 자민 19 민국 2 신당 1 무 5로 나오면서 민주당이 1당이 되었겠죠. 하지만 결과는;; 

한나라 133(과반에 4석 미달;; IMF가 터진지 2년이 겨우 넘었는데!)
민주 115(호남 무소속 4석까지 합쳐도 119석에 불과했습니다)
자민 17(종필옹의 몰락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민국 2(회창옹에게 토사구팽당한 김윤환 조순 이기택과 장기표의 크로스;; 그러나 폭망)
신당 1(종필옹에게 삐져서 자민련을 떠난 김용환 혼자)
무 5(호남 4석과 영남의 정몽준 1人)

2010_16대_총선_지역구.jpg
 
의석 비율도 19대 총선과 거의 똑같죠. 당시의 273석을 300석으로 환산하면 모당 146 민주 128입니다. 강원도 참패와 영남 3석 확보를 제외한다면 민주당은 19대 총선에서 16대 총선 수준의 성과를 올린 셈입니다. 

18대 총선에서 81석으로 추락하며 거의 13대 평민당(70석), 15대 국민회의(79석) 수준으로 당세가 쪼그라 들었던 것과 비교하면 그나마 낫습니다. 

하지만 모든 조건이 너무나도 확실하게 승리를 보장했던 선거에서, 비공개 보고서의 표현대로 ‘야당의 선거실패가 여당의 승리를 부른’ 것은 아무리 반성하고 반성하여 타산지석으로 삼는다고 해도 회한이 되겠지요.

확실히 이 16대 총선을 계기로 민주당은 과거 평민당-민주당-국민회의로 이어지는 호남권 정당의 굴레를 벗어나 비로소 전국정당화의 첫 발을 디디게 되었습니다. 

낙선운동의 여파에 힘입었을망정 수도권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승리했고, 불모지로 꼽혔던 충청과 강원에까지 영토를 넓혔습니다. 숫자로는 패배였지만 뜯어보면 꽤나 의미 있는 내용들을 품고 있는 선거였습니다.

<끝>

* 필자인 정빈나씨는 스스로를 “동양철학과 신학을 함께 공부하며 사는 2002년산 노빠”라고 소개합니다. 본지 고일석 편집국장은 정씨에 대해 “정치 근현대사를 꿰고 있고, 정치인 수백 명의 내력을 별도의 참고 없이 일필휘지로 써내려갈 수 있는 놀라운 덕력을 가진 ‘최고의 정덕(정치 덕후)’으로, 정치적 고비와 사건이 있을 때마다 마치 데이터베이스와 같이 깊이 있는 해설을 내놓는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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