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과학으로 보는 정치] 인간 유전자에 우열은 존재하나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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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으로 보는 정치] 인간 유전자에 우열은 존재하나①

복지는 인류집단이 추구해온 유전적 다양성 증대 위한 사회제도 구축의 연장선
기사입력 2018.01.0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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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진 시민기자가 뉴비씨에 ‘과학으로 보는 정치 이야기’를 연재하기로 했다. 박현진 시민기자는 충북대학교에서 신경생리약학을 전공한 약학 박사이다. 현직 약사이자 약학 연구자로서 현재 충북대 약대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근무 중인 박현진 시민기자는 1월 말부터 미국 메이요 클리닉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근무할 예정이다.
[편집자주]

***
우생학의 역사 그리고 겸상적혈구 빈혈증의 역설

제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는 그들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다양한 여러 가지 분야의 이론을 도입하였는데 그 대표적인 학문 중 하나가 우생학이었다. 

우생학은 인간의 혈통, 즉 유전자에 우열이 있으며, 그렇기에 인종, 외모, 질병 여부에 따라 인간의 우열이 존재한다고 주장한 이론이었다.

그러한 생각이 극단적으로 강화된 후 나치는 인종이 다르면 인간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리게 되었고, 우리가 잘 아는 유대인 학살을 비롯하여 정신병이나 장애를 가진 이들을 집단으로 살해하거나 불임시술을 하였으며, 아리아인의 순수성을 증가시킨다는 핑계로 노르웨이의 가임기 여성들을 강제로 임신시키는 등의 엽기적인 행동으로 이어졌다.

물론, 전쟁에서 나치가 패전한 이후 자성적인 분위기로 인해 우생학 자체를 주장하는 학자는 거의 사라진 것은 사실이나 그러한 발상 그 자체는 사회 속에서 완전히 사라졌다고 볼 수 없다. 

다양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과 멸시적 시선의 근간, 인종차별 등의 모습들 속에서 우생학의 잔재를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흔히 우리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복지나 다양한 생존권 보장에 대한 안전망에 대해서 생각을 할 때, 긍정적인 경우라고 할지라도 일종의 기부에 가까운 느낌으로 받아들이거나, 극단적인 경우엔 적자생존을 통한 도태를 주장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복지 정책이 전혀 나의 이익과 관련이 없는 단순한 선의에 기반을 둔 온정적인 정책에 불과할 것인가에 대해선 의문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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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상적혈구 빈혈증’이란 유전 질환이 있다. 다양한 빈혈 중에서도 적혈구가 낫 모양으로 변하는 유전질환이며 그 형태적 특성상 적혈구의 기능이 일반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평균수명이 40세 정도로 일반적으로 비해 짧은 편이다. 단순히 진화론적 자연선택설을 본다면 자연스럽게 치열한 유전 경쟁의 시장에서 도태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이 질환은 여전히 지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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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한 지도의 왼쪽은 겸상적혈구 빈혈증을 가진 사람들이 주로 발견되는 지역이고, 오른쪽의 지도는 말라리아가 발생하는 지역이다. 

매우 유사한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여기서 놀라운 반전을 볼 수 있다. 바로 겸상적혈구 빈혈증을 가진 사람은 말라리아에 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생존에 취약한 것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말라리아가 창궐하는 지역에서는 오히려 생존에 유리한 상황을 맞이하게 되는 까닭에 여전히 그 유전자가 살아서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일들은 언제 일어나게 될지 모른다. 단순히 현재 상황에서 생존에 유리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긴 우주의 역사상 항상 유리하다는 보장을 할 수 없다.

인류는 역사적 경험을 통해 일부일처제와 근친결혼 금지와 같은 다양한 사회적 제도를 통해서 이러한 유전적 다양성을 증가시키는 데 최선을 다해왔다.

단순히 사상적 가치 담론을 배제한 채 과학으로만 봤을 때 호모사피엔스라는 종 역시 생물이므로 종의 지속적인 종속과 보존이 그 궁극적인 목표라고 볼 수 있다.

복지는 지금까지 인류집단이 추구해온 유전적 다양성 증대를 위한 사회제도 구축의 연장선상이며, 사회적 약자의 생존권을 보장하여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은 실제로 개체 각자의 후손이 생존할 확률을 높이는 아주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에도 유전적 다양성이 결여된 까닭에 전염병으로 인해 그로미셸이란 종의 바나나는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고, 현재 우리가 먹는 커번디쉬 바나나 역시 변종 균에 의한 멸종위기에 끊임없이 시달리고 있다. 

먼 훗날, 혹시 모르는 전염병이 돌았을 때 지금 당신이 낸 세금의 혜택을 받은 어떤 누군가의 유전적 특성으로 인해 당신의 후손이 살아남게 되고 인류라는 종이 지속하게 된다면, 충분히 호모사피엔스 한 개체로써 의미 있는 행동이라고 볼 수 있고 그 이상의 이득이 되는 행동은 없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복지란 정치적 행위는 단순히 온정적인 행위가 아니라 개개인의 이익에도 부합하는 행위로 여겨지는 것이 합당하다. 

최근 정치인이나 사회지도층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행동에서 선민의식을 비롯한 자신의 우월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다양한 모습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의 그러한 행위가 과학적, 세부적으로는 유전학적 측면으로 얼마나 부질없는 행위인지 알아보기 위해 본 시리즈를 시작하게 되었다. 

다음 글에서는 고귀한 피의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이러한 유전적 다양성을 무시한 결과가 끼친 패악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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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들꽃처럼
    • 과학이야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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