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종양과 자폐” 중앙일보의 자기 고백…참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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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양과 자폐” 중앙일보의 자기 고백…참신하다

이성 잃은 나머지 무의식 속에서 숨겨둔 자의식 은연중 발설
기사입력 2017.12.28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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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공인된 언론의 ‘정파성’

어떤 언론이 정파성을 띠는 것은 이제 전혀 나무랄 일이 못된다. 중립, 공정, 불편부당 등 언론에게 필수적인 것으로 여겨지던 덕목들은 이미 내팽개쳐진지 오래다. 

우리 뉴비씨도 편파성을 표방한다. 그러나 기존 언론들이 중립, 공정, 불편부당 등의 가치를 잘 보전하고 있었다면 뉴비씨는 태어나지 않아도 좋았을 것이다.

중앙일보가 자사의 사시(社是)에 명시되어 있는 “당파를 초월한 정론” 따위는 속 시원하게 던져버리고, “문재인 정권 타도”를 외치며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정권에 악담을 퍼붓기 시작한 지가 꽤 됐다. 이제는 아주 식상할 지경이다. 

그런데 26일에는 아주 참신한 칼럼이 올라왔다. 이철호 논설주간의 “문재인 정권에 우려되는 3대 악성 종양”이라는 칼럼이다.

내용은 별 것이 없다. 중앙일보가 온 필진을 동원하여 날이면 날마다 외치는 저주와 악담의 반복이다. 참신하다는 것은 “종양”과 “자폐”라는 어휘를 썼다는 것이다.

“종양”과 “자폐”는 최근의 조중동, 그 중에서도 특히 중앙일보의 상태를 설명하기에 가장 적합한 단어다. 


중앙시평 자폐와 종양.jpg
 

사회적 종양이 된 언론

정파성을 띠더라도 최소한의 객관성은 지니고 있어야 한다. 쉬운 말로 하면 ‘아무 소리나 내키는 대로 내뱉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중앙일보는 아무 부담 없는 술자리에서나 함부로 지껄일 수 있는 얘기를 스스럼없이 지면에 올리고 있다. 뭐라고 말은 하는데 그 근거라고는 보통 익명 인사의 전언이거나, 자기 생각이거나 짐작이다. 

게다가 정권에 대한 중앙일보의 저주와 악담은 주관적 상념의 배설이 아니다. 정권을 특정 이미지와 용어로 규정하여 이를 반복적으로 외침으로써 독자의 뇌리에 고정시키려는 ‘낙인찍기’다. 

사실과 정보를 전달하고, 그를 바탕으로 한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왜곡되고 편향되며,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일방적인 이미지를 고정화시키는 것은 언론이 할 일이 아니다.

이런 짓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중앙일보의 사시에 잘 나와 있다. 세 개의 표어로 구성된 중앙일보 사시의 세 번째 내용은 아래와 같다.

“3. 사회 공기로서의 언론의 책임을 다함으로써 이성과 관용을 겸비한 건전하고 품위 있는 민족의 목탁이 될 것을 자기(自期)한다.”

간부 기자, 평기자 가릴 것 없이 총동원되어 특정 정권과 정파에 반복적인 악담과 저주를 퍼붓고, 왜곡된 이미지로 낙인을 찍는 것은, ‘사회공기’로서 할 일도 아니고, ‘언론의 책임을 다 하는 것’도 아니며, ‘이성’도 아니고 ‘관용’도 아니고, ‘건전’과 ‘품위’와도 거리가 먼 행위다.

중앙일보 사시를 빗대어 설명하면 “지면을 사적 도구로 사용함으로써 언론의 책임을 방기하고, 몰이성과 편협함을 함께 갖춘 타락하고 저급한 행위”가 오늘날 중앙일보에서 날이면 날마다 반복하고 있는 일이다. 

아무 책임이 없는 개인이 이런 행위를 하는 것이야 그때그때 제재하고 관리할 수 있지만, 언론의 탈을 쓰고 이러한 악덕을 날로 강화시키는 것은 ‘사회적 종양’ 이외에 표현할 어휘가 없다.


제한된 독자만 바라보는 자폐성

언론이 권위와 신뢰를 갖게 된 것은 기본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독자를 상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종교, 철학, 정파 등 모든 면에서 다양한 속성이 공존하는 불특정 다수를 최대한 폭넓게, 그리고 골고루 만족시킬 수 있는 정보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보편성과 객관성을 가져야 한다.

이런 배경과 과정을 통해 얻게 된 보편성과 객관성이 현재의 언론이 얻고 있는 권위와 신뢰의 바탕이다.

최근 십 수 년 동안 암묵적으로 혹은 명시적으로 허용된 언론의 정파성은 이런 범위를 확 좁혀놓았다. 그러나 여전히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속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기사나 칼럼이 노출될 불특정 다수를 의식해서, 생각이 다르고 이념이 다르고 진영이 다른 사람이 보더라도, 동의는 못할지라도 최소한 말은 되게 써야 한다.

그러나 최근 중앙일보의 칼럼들은 누가 보건 말건, 누가 뭐라고 그러건 정권에 대한 악담과 저주에 능동적인 자신들의 제한된 독자만을 상대로 기사를 쓰고 칼럼을 쓴다.

함께 어울려 악담을 주고받을 수 있는 바운더리를 그려놓고 그 너머에 있는 사람들은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 

이처럼 의사소통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전혀 의식하지도 이해하지도 못하는 것을 자폐증이라고 부른다. 

지금까지 주로 조선일보를 필두로 한 조중동은 노무현 대통령 이후 저주와 악담을 수도 없이 반복해왔지만, ‘종양’과 ‘자폐’라는 극단적인 용어를 사용한 것은 중앙일보 이호철 논설주간이 최초일 것이다. 

대단히 이례적이다. 아무리 “문재인 타도”에 집착하고 있는 중앙일보라도 이런 표현이 쉽게 나올 리가 없다. 

아마도 이성을 잃은 나머지, 무의식에서 가지고 있던 ‘종양’과 ‘자폐’라는 중앙일보의 자의식을 은연중에 발설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래서 이 칼럼은 참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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