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임종석 특사 추측성 보도의 4가지 문제…모순·과대포장·무례·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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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특사 추측성 보도의 4가지 문제…모순·과대포장·무례·강박

靑 “MBC 보도, 결코 사실 아냐…과잉 의욕인 듯” 뉴비씨 취재 통해 재차 확인
기사입력 2017.12.13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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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특사 보도.png
 
MBC의 임종석 비서실장 중동 특사방문 보도와 관련, 복수의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이 “결코 사실이 아님”을 12일 뉴비씨 취재를 통해 재차 확인했다. 

다만 오보의 원인에 대해서는 악의적인 의도가 있다기 보다는 “새로 시작하는 과정에서 나온 과잉 의욕”으로 해석하는 분위기여서, 보도 즉시 관련 사실을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정정 보도를 요구했던 11일의 기조를 계속 이어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MBC는 12일 저녁 뉴스까지 전날 보도에 대해 아무런 언급 없이 넘어감으로써 청와대의 부인과 정정 보도 요구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나타내지 않았다. 


MBC가 크로스체크했다는 관계자들은 누구인가?

MBC는 11일 정부 관계자가 “(임 실장의 특사 파견이) 지난 정권의 비리와 관련돼 있다”고 밝혔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즉 정부 관계자와 청와대 관계자를 분리하여 얘기함으로써 지난 정권 비리와의 관련성을 알려준 정부 관계자가 청와대 소속이 아닌 다른 정부 기관의 관계자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12일 미디어오늘의 취재에는 “임종석 특사의 동선을 파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복수의 관계자가 확인해준 내용”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임 특사의 동선을 파악할 수 있는” (청와대 아닌) 정부 관계자는 대체 어디 소속일까? 

특사 방문에 외교부가 관여할 수도 있고 보도에도 “외교가의 해석”이라는 표현이 나오지만 외교부는 “동선을 파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도 않으며, 더군다나 (만약 사실이라면) 극비에 해당할 과거 정권 비리 관련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국정원이나 검찰일까? 국정원이 관여할 일은 아니다. 또한 검찰이 적폐 수사 뿐 아니라 모든 수사와 관련하여 청와대에 보고하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혹시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하여 보고를 했다고 해도 외교적 조치까지 주문하거나 파악할 수는 없다.

MBC 보도의 가장 큰 맹점이 이 부분이다. 복수의 크로스체크를 강조하고 있지만 관련 사실을 알려준 취재원의 정체부터가 불분명하다. 이 사실을 확인해준 관계자가 크로스체크를 할 정도로 다수로 존재한다는 것도 신빙성이 떨어진다.  

결론적으로 “임 실장의 동선을 파악할 위치”에 있는 청와대 아닌 정부 기관의 관계자가 존재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11일 보도와 12일 미디어오늘 취재 중 어느 하나는 사실과 거리가 멀다. 

뉴비씨가 크로스체크한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들이야말로 “임 실장의 동선” 뿐만 아니라 “방문 목적”까지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도대체 MBC가 했다는 크로스체크는 어느 기관의 누구들 상대로 한 것인가?


정체 불명의 관계자를 내세운 추측 보도

언론은 언제나 법정의 증거와 같은 명확한 근거만을 가지고 보도하지는 않는다. 뭔가 이례적인 부분에서 실마리를 얻어 개연성과 가능성만을 가지고 보도하기도 한다. 이것을 추측 보도라고 한다. 

그러나 추측 보도는 보도 내용이 ‘불확실한 추측’에 기반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확실하지 않은 내용으로 인한 혼란을 막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TV조선의 “대북 접촉 50조원 요구설” 보도는 내용 자체가 ‘설’이다. 한심하기는 하더라도 혼란의 여지가 크지 않다.

MBC 보도의 문제는 추측 보도이면서도 “정부 관계자‘를 내세워 마치 매우 확실한 근거가 있는 것처럼 포장했다는 데 있다. 보도는 앵커의 리드 부분에서 ”특사 방문의 진짜 이유는 과거 정권의 비리 문제와 관련돼 있다고 정부 관계자가 MBC에 밝혔다“고 단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11일 MBC보도와 12일 미디어오늘 보도의 차이에서 보듯이 해당 보도의 취재원은 실체 자체가 불분명하다. “정부 관계자”의 실체가 불분명하다면 이 보도는 전형적인 추측보도일 뿐이다. 

이런 추측보도에 “정부 관계자가 MBC에 밝혔다“는 단정적인 표현을 쓴 것은 본질을 노골적으로 오도한 것이며, “최승호 사장 취임 이후 단독 보도인 만큼 사실 확인을 거듭했고 기사 문장도 신중히 검토했다”고 해명하는 것은 무책임한 보도 행위에 대한 과도한 포장에 불과하다.


시계 배달과 정부에 대한 예의

“OO는 만병통치약이 아닙니다”라는 형태의 카피가 있다.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진술은 사실이지만, 만병통치약이나 다름없다는 느낌을 준다. 

이와 같이 표면적으로는 사실을 말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본질을 과장하는 레토릭 기법을 ‘부정 선언’이라고 부른다. 

“명색이 청와대 2인자가 시계를 배달하러 중동에 갔을 리 없다는 의문이 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는 MBC 보도의 한 대목이다. ‘부정 선언’을 활용한 표현이다. 경멸을 담은 “명색이”라는 상투어와 함께, 특사 방문의 모든 일정과 행위가 “시계 배달” 정도의 하찮고 무의미한 것이라는 인상을 강조하고 있다. 그들의 추측이 옳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시계 배달이나 하러 갔다"고 노골적으로 폄하한 것은 분명히 아니므로 대놓고 따지고 화를 낼 수도 없어서 듣는 사람을 더욱 불쾌하게 만드는 야비한 표현이다. 

만약 내가 이번 MBC보도에 대해 “명색이 공영방송이 사기(詐欺)를 칠 리는 없지만”이라고 얘기한다면, 직접적으로 사기라고 비난하지 않으면서도 사기나 다름없다는 느낌을 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얘기를 함부로 하지는 않는다. 예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MBC는 임 실장 특사 파견의 목적이 따로 있다는 자신들의 주제를 부각시키기 위해, 대통령 특사의 모든 일정을 “시계 배달” 따위의 하찮고 무의미한 일로 교묘하게 폄하하는 결례를 아무렇지도 않게 저질렀다. 이는 대통령에 대한 결례이며 그를 지지하고 따르는 모든 국민들에 대한 결례다.


“권력이라면 뭐든 짓밟아도 좋다”는 강박

최승호 사장은 선임 직후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권력이라고 무조건 비판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비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에 대한 우려를 잘 인식하고 있는 답변이다. 

그러나 최승호 사장에 대한 우려는 최 사장 개인만을 향한 것이 아니다. 그를 통해 부지불식간에 표현되는 MBC 구성원들 전체에 깔린 공통된 인식과 사고방식에 대한 것이다.

이번 보도는 “정상화된 MBC”에 다한 우려의 일단을 현실화시켰다. “권력이라고 무조건 비판하는 것” 까지는 아니더라도 “권력이라면 예의 따위는 차릴 필요 없다”는 그릇된 인식이 이 보도를 통해 표출됐다. 

극도로 호의적으로 해석했을 때 MBC 보도는 “MB 수사가 목전에 이르렀다는 긴박감”을 주제로 잡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리에도 맞지 않는 추측을 내세우기 위해 그들은 문재인 정부의 원칙과 지향과 신뢰를 무참하게 짓밟았다. 

“권력은 무조건 비판해야 한다는 강박”이 다른 게 아니다. 권력의 품위와 그에 대한 예의 따위는 마음껏 무시해버려도 좋다는 무례함, 더 나아가 그래야 언론다운 것이라는 착각이 바로 그 강박이다. 

이 보도만 본다면 참여정부를 만신창이로 만드는 데 일조를 하고 9년 동안 고통에 시달린 뒤에도 그들은 이 강박을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를 감출 수 없다. 

아무쪼록 청와대의 호의적인 해석대로 "새로 시작하는 과정에서 나온 과잉 의욕"이거나 보도국을 완전히 새로 구성해야 하는 환경에서 비롯된 일시적인 과오로 넘어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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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6
  •  
  • 보리피리소리
    • 뉴비씨가 엠비씨를 접수해서 개혁해 나갔으면 좋겠다!
      좋은 뷴석 기사~^^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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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n
    • 요즘 보기 드문 좋은 분석기사입니다. 앞으로도  언론이라는 허물을 뒤짚어쓴 너덜리즘의 문제를 잘 조사분석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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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흥해라뉴비씨
    •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잘 정리해서 적어주셨넹~막힌 게 뚫린 듯 감솨감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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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ㅎㅂㄷ
    • 저런 방송들의 특징은 정혐만 확산시키죠. 제가 참여정부때 당해봐서 잘 압니다. 차라리 김장겸의 엠병신이 상대하기 쉬웠어요. 벌써 일부 지지자라는 사람들까지 최승호 편들고 있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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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쓰려고로그인
    • MBC의 보도가 왜 문제인지 명확하게 정리해주네요
      고일석 기자님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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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비시굿
    • 글이 술술 읽히네...
      기사 진짜 잘 쓰시네요...
      엠비씨좀 접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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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HSYNN
    • MBC최승호사장 면전에서 이 기사 그대로 읊어주고 싶습니다!
      동시에 지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더욱 굳게 하게됩니다
      앞으로도 이런 일들은 수도없이 벌어지게 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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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봉
    • 믿고 보는 고일석기자님 글~역쉬 탁월한 분석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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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ier
    • 강박은 뉴비씨가 가지고 있군요. 이 정도도 국민에게 보도할 수 없다면 공영방송 입니까? 복수의 정부관계자가 꾸며진 거짓 이라는 것이 확실 합니까? 그 취재원을 밝히라고 하는데 기자의 윤리를 내팽개치라는 말 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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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닫기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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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꿀
    • Kier문정부 지지자 아닌분은 여기 오지마세요
      정부를 흠집내는데 그것도 뇌피셜로 떡하니
      오보내고, 아니라는데도 쌩까는 것들이
      언론이요?? 정부 공격하면 참언론??ㅋㅋ
      막 찌라시 갖다붙여서 무조건 까기만 하면
      구국의 언론되겠네?? 무슨 무논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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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일석기자
    • Kier어떤 점이 강박이라는 것이죠? 이 정도라는 것은 "이 정도로 허술한 근거를 가지고 보도하는 것"을 말씀하시나요? 글에서 썼습니다. 확고한 근거가 있어야먄 기사가 되는 게 아니고 실마리만 가지고 기사를 쓰는 경우도 있다구요. 그런데 그런 경우는 '추측'의 여지를 남긴다고 썼습니다. 이 보도에 있어서 제목에 물음표(?)를 붙인 것이 그런 경우입니다.

      그런데 "정부관계자가 MBC에 밝혔다"고 단정하여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추측보도가 아니라는 선언입니다. 그렇다면 취재원이 누군지 밝히지는 않더라도 객관적으로 존재 가능해야 합니다. 그 점이 취약하다는 말씀입니다.

      복수의 정부관계가자 꾸며진 거짓이라는 게 확실하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제게 확실하냐고 물어보실 일이 아닙니다. 우선 저는 '꾸며진 거짓'이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단정하지도 않구요. MBC측 취재원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제가 취재한 청와대 관계자를 믿고 얘기하는 것이고, 다른 분들은 MBC의 보도를 더 믿을 수도 있지요. 제가 만약 님에게 "그럼 청와대에서 거짓말을 한다는 말입니까?"라고 묻는 것이 부적절한 것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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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일석기자
    • Kier취재원을 밝히라고 트윗에 쓴 것을 말씀하시는 모양인데, 취재원을 밝히는 것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행위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입니다. 기자 자신이 밝히지 말아야 된다고 생각하면 안 밝히는 것이고, 밝혀도 된다고 생각하면 밝혀도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해당 기자가 취재원 공개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든 "취재원을 밝히라"는 요구는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입니다.
    • 2
  •  
  • 문꿀
    • 뉴비씨가 민족 정론지구나..
      진짜 나머지 언론은 적폐 그 자체다.
      나라를 좀 먹는.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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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라
    • 이 기사대로라면 대통령측근상대로 기사를 쓸려면 추측성도 안되고 사실이더라도 확실히 밝힐 레퍼런스없으면 안되고 또한 기본적인 예우는 차려야 하는데 어느 언론이 그렇던가요? 그렇게되면 부담스러워서 기사쓸 사람이 몇이나 될런지... 그리고 그런 기사들은 이전 정권에서도 난무했었고 심지어 전세계적으로도 난무합니다. 기자는 탐정도 아니고 수사관도 아니고 소문도 카더라도 카더라만 잘 밝히면 기사화해도 된다고 봅니다. 현 대통령도 그런면에서 언론덕을 많이 보신 걸로 아는디...
    • 0
    • 댓글 닫기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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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일석기자
    • 라라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우선 드릴 말씀은 여기에서 얘기한 것은 대통령 측근 상대로 쓰는 기사 뿐만 아니라 모든 기사에 해당하는 얘기입니다.

      추측성이면 안 된다고 하지 않았지요? 확실한 근거 없이 기사를 쓸 때도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이 기사의 핵심은 "정부 관계자가 MBC에 밝혔다"고 한 부분입니다. 이 부분은 가지의 추측이 아니죠? 확실한 근거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일반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추측보도의 범주를 넘어섭니다. 확실한 근거가 있어야 하는 것이죠.

      "확실히 밝힐 레퍼런스"라는 것은 "밝힐 의사가 있다면 확실히 밝힐 수 있는 레퍼런스"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레퍼런스를 밝힐 수도 있고 밝히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만약에 밝힌다면 확고부동하게 수긍할 수 있는 레퍼런스는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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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lleyllee
    • 전엔 mbc news 무조건 믿을때도 있었죠. 이젠 기레기가 너무많아서 외신도보고 크로스 책해야할거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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